올 추석 연휴 시작 전날인 10월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돼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확정됐다.
정부는 5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10월2일 임시공휴일 지정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직전 주말인 9월30일부터 10월9일 한글날까지 최장 10일을 쉴 수 있게 됐다.
정부는 대통령 재가, 관보 공고 등 후속조치를 취하는 한편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국민 불편이 예상되는 관공서 민원실, 어린이집 운영 등에 대해 관계부처가 사전에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아울러 추석 연휴 기간인 10월3∼5일 사흘간 고속도로 통행료도 면제해주기로 했다.
임시공휴일 지정은 국민에게 충분한 휴식을 보장해 일과 삶, 가정과 직장생활의 조화를 누리게 하자는 취지로 문 대통령의 공약사항 중 하나였다.
정부가 10월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최장 10일간의 추석 황금연휴가 예고되자 유통업계는 소비심리 개선 기대에 일제히 반색을 표했다. 당장 늘어난 연휴만큼 각종 이벤트와 프로모션 강화에 나서겠다는 분위기다. 반면 산업·수출업계에서는 매출 감소 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재래시장과 소상인 등 자영업자는 긴 연휴 기간 매출이 떨어지지 않을지 벌써부터 걱정하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백화점·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올 들어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과 소비 침체 등으로 출구 없는 시절을 보내다 가뭄 속 단비를 맞았다는 반응이다.
실제 지난해 5월에도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지난해 5월5∼8일 4일간 롯데백화점 매출이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57% 늘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도 각각 46%, 33% 증가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5월6일 당일 매출이 전년보다 50% 이상 늘기도 했다. 이번 추석은 그때보다 더 긴 열흘 연휴인 만큼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기대다.
게다가 연휴 기간이 이달 28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진행하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과 겹치는 점도 호재라는 분석이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정부 주도로 전국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쇼핑몰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할인행사다. 이에 따라 유통 업체들은 가족 단위 방문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각종 마케팅 활동을 더 확대할 채비에 나서고 있다. 김상우 롯데백화점 영업전략팀장은 “10월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가족 단위 나들이 고객을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며 “2015년과 지난해 임시공휴일 기간에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으로 신장했던 것을 감안해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식업계와 호텔업계·면세업계의 연휴특수를 준비하는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CJ푸드빌과 이랜드·SPC그룹 등은 빕스·계절밥상 등 자사 외식 프랜차이즈 직영점을 추석 연휴 기간에도 휴무 없이 운영할 예정이다. 호텔과 면세업체들도 늘어난 연휴 기간만큼 이벤트·프로모션을 더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더 플라자의 경우 이번 연휴에 내국인 비율을 80~90%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며 “이번 추석 기간 방문 고객이 지난해보다 10~2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모바일 호텔·레스토랑 예약 애플리케이션인 데일리호텔 관계자는 “임시공휴일 지정을 계기로 추석 황금연휴 여행 계획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9%가 국내로 여행을 가겠다고 답했다”며 “고려하는 숙소는 펜션(25.4%)보다 많은 67.9%가 호텔, 29.2%가 리조트라고 답해 호텔과 리조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산업계에서는 일부 중소·중견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조업 일수 축소와 매출 감소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업체일수록 임시 휴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엿보였다. 중견기업연합회 관계자는 “경제 활성화라는 정부의 취지에는 공감하고 환영한다”면서도 “납기 지연이나 매출 감소 등의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과 시장 상인들에게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긴 연휴 기간 매출이 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김현상·윤경환·한재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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