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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노조, 3년전 사태 또 되풀이하려 하나

회장 선출 개입 노골화하는 KB노조





지난 2014년 10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내정되자 KB 노조에서는 “관치와 외압을 벗어난 역사적인 날”이라는 환호가 나왔다. 과거 회장 교체기마다 황영기·어윤대·임영록 등 정치권 실세나 관료사회의 줄을 타고 내려온 낙하산 최고경영자(CEO)로 관치금융에 시달려왔던 KB 조직원들은 외풍을 막아냈다는 들뜬 기대감을 나타낸 것이다.

외형 키워 내부 신임 높은데

“절차 하자 연임 반대” 주장

“OB 끌어들여 판 흔들기냐” 지적

그러나 3년 후. 윤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회장 선출 절차가 시작된 시점에서 KB 노조는 윤 회장 퇴진과 연임 반대를 공식화하고 나섰다. 명분은 선출 절차가 투명하지 않다는 것을 내걸었지만 조합원들의 찬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가 엉터리로 진행됐다는 사실(★본지 9월7일자 4면 참조)이 알려지면서 명분이 없는 주장이라는 비판마저 나온다.

7일 박홍배 KB은행 노조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KB금융 지배구조개선투쟁 결의대회’에서 후임 회장 선임 절차가 비상식적으로 진행됐고 날치기 승계라며 “윤 회장이 후보를 사퇴하지 않는다면 3만 조합원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회장 선임 투명성 보장과 독선적 행태를 지적했지만 KB금융 이사회는 선임 절차에 있어 관련 규정에 따라 회장 후보군을 상시 관리하고 있으며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실무 절차 진행을 위해 필요한 기간 등을 고려해 일정을 잡아 문제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누구 말이 맞느냐를 떠나 KB노조의 후임 회장 선출과정의 개입이 노골화되는 것에 대해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과거 KB 사태가 다시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KB금융 회장들은 당국의 문책이나 내부 갈등을 이유로 불명예 퇴진하거나 연임에 실패한 흑역사를 갖고 있다. 노조가 내부적인 역학관계를 전환하거나 새로운 복지를 더 얻어내기 위해 후임 회장 선출에 깊숙이 개입하면 내홍이 격화되고 경쟁력 상실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 간 갈등으로 빚어진 2014년 KB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고 그룹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KB금융을 리딩뱅크로 발돋움시킨 성과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과도하게 흔들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은행 수익성 회복과 함께 현대증권(현 KB증권), LIG손해보험(KB손해보험) 인수에 성공하면서 안정적인 이익기반도 확보했다는 평이다. 그 결과 KB금융의 총자산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014년 308조원, 1조4,007억원에서 올 상반기 422조원, 1조8,602억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9년 만에 부동의 1위였던 신한금융을 제치고 올 2·4분기 1위 자리를 탈환해 리딩뱅크에 오르면서 윤 회장에 대한 KB금융 내부의 분위기는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노조가 전체의 목소리보다 일부 피로감을 호소하는 강성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윤 회장과 노조 간 대립구도가 격화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KB금융의 전직 출신으로 노조와 관계가 끈끈했던 일부 인사들이 윤 회장 흔들기에 가세하면서 증폭됐다. 노조가 정치권과 손을 잡으며 점점 정치화되는 것도 갈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노조가 윤 회장과 저렇게 각을 세우는 저의가 궁금하다”며 “현재 외부에 있는 ‘OB맨’들을 끌어들여 판을 흔들려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는 “노조가 정치권과 손을 잡으며 흔들기가 더 교묘해지고 있다”며 “내부문제를 돌리기 위해서나 추가로 더 얻어내려는 게 있는지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사외이사 추천을 하고 연임 반대에 나선 건 향후 노동자 이사제를 관철시켜 경영에 개입하려는 고도의 노림수가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KB금융 확대지배구조위원회는 8일 윤 회장을 포함한 총 23명의 후보군 가운데 쇼트리스트 후보자 3명을 확정할 예정이다.

/황정원·조권형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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