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차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12일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재판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2013년 당시 문체부 체육국장으로서 청와대 지시로 대한승마협회 감사를 진행한 뒤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좌천됐고 지난해 7월 사표를 던졌다. 검찰 수사 결과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1심 판결 등을 토대로 보면 박 전 대통령은 노 차관을 “나쁜 사람”으로 지목해 인사처리를 지시했고 지난해에는 “이 사람이 아직도 있느냐”며 사직을 강요했다.
모철민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등은 노 차관이 체육 개혁 의지가 부족하고 공무원으로서 품위 유지 문제가 있었다고 앞서 검찰 등에 진술했다. 하지만 노 차관은 “단 한 번도, 누구도 이에 대해 소명을 요구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자신의 인사 지시는 승마협회 감사 보고서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해 청와대의 사직 강요 정황에 대해 “문체부를 통해 사직을 요구받고 2급 국장으로서 신분이 보장되는만큼 국립국악원처럼 안 보이는 곳으로 옮겨달라 말했지만 불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며 “누구 지시냐, 장관을 만나 얘기하겠다 항의하니 장관 윗선 지시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최씨는 오후 재판이 막 시작한 오후 2시15분께 갑자기 흐느끼며 휴식을 요청해 재판이 잠시 휴정되기도 했다. 최씨 변호인은 “오전에 딸의 신문조서가 유죄 증거로 제출되고 불가피하게 딸의 변호인들도 사임하면서 감정이 격해진 듯하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흐느끼는 최씨를 한 번 돌아봤을 뿐 별다른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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