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또 한 번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며 꺼져가던 지정학적 리스크 ‘불씨’를 되살렸다. 원달러 환율은 1,130원대 중반대로 뛰어오르며 출발했다. 다만 개장 이후 오름폭을 다소 되돌리며 상대적으로 충격은 덜한 상황이다.
1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3원90전 오른 1,136원50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57분께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중거리급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동쪽 방향으로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지난달 29일에 이어 또 한 번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으로 떨어졌다. 지난번보다 비행거리는 더 길어졌고 최대고도도 더 높아졌다. 북한이 지난달 초 위협한 것처럼 태평양의 미국령 괌까지도 타격할 수 있다는 능력을 재차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모처럼 풀리고 있던 위험회피 심리가 다시 몰리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대표적 안전자산인 엔화가 또 한 번 뛰었다. 미사일 발사 직후 달러-엔 환율은 한때 109.90엔대까지 하락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 출발했다. 밤 사이 발표된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호조를 보이면서 달러 강세 분위기가 이미 형성됐던 만큼 전반적으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상승장이 예상된다. 최근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기대까지 피어오르고 있다.
다만 이날 원달러 환율이 오르더라도 1,130원대 중후반을 넘어서긴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예측이다. 군사적 도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시장은 북한 리스크를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역내 수급상 1,130원대 초중반대에서도 달러화를 내다 팔려는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많다. 상승 출발했던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35분 현재 1,135원70전으로 개장가보다 1원 가량 낮게 거래되고 있다.
주식시장 흐름도 중요한 변수다. 코스피는 이날 북한 리스크에 하락 개장해 2,370선 밑까지 내려앉았다. 외국인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 코스피가 하락하면 원달러 환율은 상승 압박을 받는다.
엔화도 상승 출발했다. 이날 원엔 환율(하나은행·9시 기준)은 전 거래일 대비 8원95전 오른 1,034원44전에 개장했다. 다만 이후 오름폭을 되돌리며 다소 상승세가 누그러지는 모양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