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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사 지원 확대·시장 다변화…'센카쿠 분쟁' 때 日기업 배워야

■中 판매 또 급감, 사드 피해 커지는 현대·기아차…해법은 없나

反韓감정에 피해 눈덩이…"1년 이상 부진 이어질 것"

中 맞춤형 상품 개발·제품 개선 등 기회로 만들어야

"印·러 시장에 좀 더 집중…정부나서 지원해야" 지적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중국 내 반한 감정이 커지면서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국 판매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번 사태로 현대·기아차(000270)의 유무형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중국이 이번 사태를 자국 산업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삼은 점은 더 큰 문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종합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드 사태 1년 이상 갈 것”=현대·기아차는 올해 중국에서 8월까지 57만 6,974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7%나 급감한 수준이다. 현대차(005380) 중국 판매는 3월 사드 배치의 여파로 44.3%나 곤두박질 치더니 5월에는 65%나 줄었다. 7월 판매 감소폭이 28.6%로 줄며 분위기 반전이 예상됐지만 8월 다시 40% 이상 급감했다. 기아차는 더 심각하다. 3월(-68%) 이후 50~60%씩 매달 판매가 줄고 있다. 전문가들 모두 “사드 추가 배치까지 겹쳐 중국 내 반한 감정이 커질 대로 커져 언제 이 같은 사태가 끝날지 예상하기 힘들다”며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자동차 관련 중국 진출 업체들은 중국 업체와 합작법인 형태로 운영된다. 중국 기업도 피해를 볼 수 있어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 규제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의 반한 감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사드에 따른 한중 간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현대·기아가 중국에서 단기간에 판매량을 올리기는 불가능하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시장인 미국에서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지난 2주간 생산속도를 줄여 하루 200대씩 감산하고 있다. 현대차의 올 상반기 미국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줄었다. 현대·기아차 전체로도 8% 감소했다.



反韓감정에 피해 눈덩이…“1년 이상 부진 이어질것”

中 맞춤형 상품 개발·제품 개선 등 기회로 만들어야



“印·러 시장에 더 집중…정부 나서 대응해야” 지적도

◇“제품 개선, 충성고객 확보 기회 삼아야”=
업계에서는 헌대·기아차가 2012년 9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 간 분쟁 당시 일본 기업들의 대응방식을 참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 도요타와 닛산·혼다 등은 2012년 하반기 반일시위가 고조되면서 판매가 40~70%까지 급감했다. 이에 일본 업계는 적극적인 소비자 피해 보상, 현지 딜러사에 대한 지원 확대, 브랜드파워를 활용한 충성고객 확보, 판매시장 다변화 전략을 묵묵히 이어갔다. 특히 판매량 감소 원인을 심도 있게 분석해 “센카쿠 분쟁만이 아니라 현지화 수준이 낮아 시장을 잃고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중국 시장 맞춤형 상품을 집중 출시했다. 현대·기아차가 주목할 대목이다. 이외에도 일본 업체들은 동남아 등 기존에 장악한 시장에서 고삐를 더욱 죄어 중국발 충격을 상쇄시켰다.

최근 현대·기아차도 중국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했다. 중국법인(베이징현대) 총경리(대표이사 격)를 1년이 채 안 된 상황에서 담도굉 중국지원사업부장으로 교체해 인적 쇄신에 나섰다. 또 중국 사업본부와 연구개발본부를 한곳에 모은 중국제품개발본부 신설 등 조직개편으로 제품개발 단계부터 상품성을 따지기 시작했다. 사이먼 로스비 전 폭스바겐 중국 디자인총괄을 중국 디자인 담당 상무로 영입해 중국 입맛에 맞는 전략차종을 만드는 한편 전략차종에 들어갈 부품 가격부터 전면 재조정하는 전략 등도 준비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의 이항구 박사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도 적극적으로 내놓으면 좋겠지만 중국 현지 배터리 규정으로 이마저 쉽지 않다”며 “인도와 러시아 등 현대·기아차가 강점을 가지는 곳에 더 힘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중국과의 대화 접점 늘려라”=
더 큰 문제는 중국이 이번 사태를 자국 산업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사 베이징기차가 납품단가 20% 인하를 요구하고 한국 협력사를 중국 협력사로 바꾸라고 직간접 압박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판매가 부진해 수익이 나지 않으니 현대·기아차도 파트너사의 이 같은 요구를 마냥 묵살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납품업체를 중국 업체로 바꾸라는 압력은 현대뿐 아니라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로 확대될 수 있다”며 “중국 업체들 역시 이번 기회가 산업 업그레이드 측면에서 나쁠 게 없다고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이번 기회에 현대·기아차 부품공급 구조까지 손대려고 하자 정부가 나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자동차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중국산업연구부장은 “한중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인식을 양국 국민에게 줄 필요가 있다”며 “중앙정부 외에 지방정부 등을 통해서도 대화의 접촉점을 늘리는 등 정부가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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