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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바디 액츄얼리’ 이지윤 PD가 알려주는 ‘어른들을 위한 성교육’

여성의 몸과 성에 대해 이야기 하는 온스타일 ‘바디 액츄얼리’는 솔직하다.

알아야 하지만 성에 대해 쉽사리 말할 수 없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등장한 ‘바디 액츄얼리’는 “우리 프로그램이 중고등학교 성교육 시청각 교재로 쓰였으면 좋겠다”는 MC 정수영의 말처럼 어른들을 위한 성교육도 펼치고 있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질외사정의 피임성공률은 의외로 0%라는 상식을 전하며, 심의로 인해 온라인상에만 공개됐지만 성관계시 여성에게 위험한 체위를 알려주기도 한다.

사진=온스타일




수위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유익한 정보들을 전해주는 ‘바디 액츄얼리’이지만, 이 같은 ‘선’을 지키면서 재미와 유익을 챙긴다는 건 마냥 쉬운 일은 아니다. 실제로 “심위가 초반부터 이슈였다”고 말한 이지윤 PD는 “아이템부터 ‘뜨악’케 하는 것들이 많았으며, 어떻게 이야기를 할 것이냐도 고민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바디 액츄얼리’는 예능프로그램이 아니에요. 여자의 몸과 건강에 대해 희화화 하는 순간 프로그램 의도는 산으로 갈 수 있어요. 그렇기에 우리 프로그램을 예능이 아닌 교육적인 면에서 바라봐 줬으면 해요. 프로그램에서 처녀막 그림을 보여줬는데, 교육적 용도로 쓰면 가능해요. 비하가 아니라 필요해서 쓰는 것이고, 맥락을 봤을 때 의도가 불순하지 않다는 것이죠. 그래도 어찌됐든 심의를 놓고 제작진 사이에서 이야기를 많이 주고 받아요. 선심의도 계속 받고 있죠. 내부적으로도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저는 가급적이면 말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더 바뀌어서 더 이상 ‘낯선 프로그램’이 아니었으면 해요.”

‘어른들을 위한 성교육’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자 대화의 주제는 ‘피임’로 넘어갔다. 앞서 공개된 성교육 중 하나는 바로 피임이었다. 피임을 중요하게 다룬 이유 중 하나는 사회적으로 성관계의 시기가 계속 앞당겨 지는 반면, 그에 비해 피임법에 대한 교육이 없다보니 피임법을 모르고 시작을 하는 경우들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었다. 피임에 대해 중요하게 다룬 이유에 대해 이지윤 PD는 “단순히 다른 문제를 넘어서서 첫 경험은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기에, 언젠가 꼭 더 디테일하게 다뤄야 하는 주제”라고 말을 했다.

“연애할 때 이러한 관계에 있어서 ‘쉬쉬’하는 부분도 있었고, 그러다 보니 피임에 대해 공부가 많이 안 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제일 성공률도 높고 가장 건강하고 안전한 피임법은 바로 ‘콘돔’이에요. 98% 성공률을 자랑할 뿐 아니라 성병도 막아주고, 가격도 저렴하고 사용법도 쉬워요. 남자가 준비해주는 것이 에티켓인데, 우리 사회에서는 이러한 콘돔을 부끄러워하고 콘돔광고를 잘 하지 않더라고요.”

사진=‘바디 액츄얼리’ 캡처


여성들이 사용하는 먹는 피임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약국에서 쉽게 구 입할 수 있는 피임약에 대해 이지윤 PD는 “피임약도 의사 진단을 받고 먹는 것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실제로 피임약을 10년 동안 먹은 사람이 불임이 되는 경우가 있었어요. 이런 문제 말고도, 사실 많은 이들이 한 번 먹으면 간단하게 피임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그런 게 아니거든요. 그리고 어찌됐든 호르몬을 건드리는 부분이기에 ‘좋다’라고 말할 수 없고, 이건 남자도 알아야 하는 부분인데 정작 현실은 그렇지 않아요. 여자들이 먹는 피임약은 광고로 많이 나오는 반면, 콘돔광고는 없어요. 사실 콘돔광고를 안 하는 것이 아니에요. 심의로 인해 못하는 거죠.”

이지윤 PD는 “안전한 피임법인 콘돔이 있는데도, 왜 피임법을 보면 여자들이 하는 피임이 더 많을까 싶다”고 털어놓았다. 루프시술, 미레나, 임플라논 등 여자들이 하는 피임법은 계속 등장하고 있는데, 문제는 그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설명까지 제대로 전해지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유학을 가기 전 피임을 위해서 피임시술을 하고 가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고 해요. 그런데 그게 사실 부작용이 적지 않거든요. 실제로 임플라논 부작용으로 인해 산부인과를 찾는 이들이 많다고 해요. 이러한 피임법들은 생각보다 실제 적으로 다가와 있는데, 정작 우리는 이 같은 현실을 못 따라가고 있는 것이죠.”



직접적이고 사실적으로 말해주는 것은 좋으나, 지나친 솔직함은 아직은 성에 대해 조심스럽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때로는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 같은 염려에 이지윤 PD는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 프로그램을 낯설게 느끼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것이며, 때로는 폭력적이고 공격적이라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분명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성에 대한 인식과 몸에 대한 인식은 하나의 질문으로 알아봐야 하는 것이고, 빙 둘러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직접적으로 말을 한 거예요. 세다고 여길 수 있지만, 실질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있어서 빙 둘러서 이야기 하는 것은 프로그램과 어울리지도 않고 기획의도에서도 한참 벗어난 자세라고 생각해요.”

사진=‘바디 액츄얼리’ 캡처


꺼리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이지윤 PD와의 인터뷰는 일종의 ‘성교육’ 시간과도 같았다. 유익하고 또 재미있는 시간이었으나, 문득 드는 궁금점 하나. 여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바디 액츄얼리’를 만드는 사람들 모두 여자들로 이뤄진 것일까. 이와 더불어 과연 함께 작업을 하는 남자 스태프들이 부끄러워하는 순간은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이지윤 PD는 “처음 기획을 알릴 때 부끄러워 하는 부분들이 굉장히 심했다”고 웃었다.

“초창기에는 남자 PD들이 한 마디도 안 하고 입 다물고 그냥 가만히 있더라고요. 눈도 못 마주치고 그래서 ‘일할 때 어떻게 하지?’ 그랬었죠. 사실 여성의 몸이라는 것이 여성의 것임과 동시에, 남자들도 알아야 하는 부분이잖아요. 알아야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 내용에 대해 다 알겠지’하고 넘어가는데, 사실 생각보다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실제로 ‘탐폰’의 경우, 모르는 남자들도 많고 보면서 엄청 신기해하더라고요. 저희 남자 스태프 중 한 명은 생리컵을 보면서 ‘새로 나온 소주컵이야?’고 묻기도 했어요.(웃음) 이거 뿐 아니라 작업을 하면서 아주 초보적인 질문을 할 때도 많았는데, 그 같은 질문은 저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알려주기도 했죠.”

이지윤 PD는 ‘바디 액츄얼리’가 지나친 여성주의적인 것으로 가는 것을 지양한다고 강조했다. 메시지가 너무 한 쪽으로 흐르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바디 액츄얼리’ 속 ‘남자 스테프’들의 존재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칭찬하는 댓글도 많지만 공격적인 댓글도 많이 달려요. 논란이 되고 이슈화 되고 있다는 것인데, 저는 그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여자가 있고 남자가 있고, 페미니스트가 있고 완전히 반대되는 사람이 있는 것이 사회잖아요. 이런 다양한 생각들과 논의를 통해 발전해 나간다고 봐요. 화두를 던지는 입장에서 기대했던 반응이기도 하죠. 사실 때로는 제작진에게 공격적인 언사도 있기에 쉽지만은 않는데, 프로그램을 만드는 입장에서 이걸 두려워하거나 못한다고 하면 프로그램을 접는게 맞다고 봐요.”

그렇기에 이지윤 PD는 ‘바디 액츄얼리’ 제작진들을 향해 “사명감을 가져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람들에게 ‘당신들이 지금까지 여자들이 이야기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해주는 일종의 해결사 같은 캐릭터입니다’고 말해요. 사명감을 가지고 프로그램에 임해줬으면 하는 거죠.(웃음)”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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