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내 세탁기 업체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발동 우려에 초강세 장에도 LG전자 주가가 하락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94% 내린 8만8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8만원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내놓은 물량을 개인이 받으면서 낙폭을 줄였다. LG전자 주가 하락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미 가전업체 ‘월풀’이 삼성과 LG를 겨냥해 제기한 세이프가드 청원을 심사해 자국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정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ITC는 이번 달 안으로 구제조치 관련 공청회를 개최한 후 11월21일 한국 기업에 대한 제재수위와 강도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청문회 등을 거친 후 12월4일까지 판정 및 구제조치 권고 등의 보고서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60일 이내 최종 결정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이프가드 발동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만큼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이프가드 발동 시 국내 세탁기 업체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경우 트윈워시 등 새로운 개념의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고 사물인터넷과 연관된 스마트홈 가전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세이프가드가 최종 결정되면 단기적으로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까지 가는 최악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가전매장에서 한국산 세탁기가 사라질 경우 세탁기 가격 급등으로 이어져 결론적으로 미국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현재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가 추진 중인 북미 현지 가전 공장 건설(사우스캐롤라이나·테네시)이 지연될 경우 수천억원 규모 투자와 2,000여개의 일자리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미 ITC 결정이 한국 가전에 최악의 상황으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양국의 절충안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LG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15조2,2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5,1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2% 증가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732억원이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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