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0%가량 증가했다. 생활가전(H&A) 부문의 영업이익 증가가 주효했고 모바일(MC) 부문의 적자가 줄어든 덕분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10일 3·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조2,279억원, 5,16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잠정실적을 밝혔다. 이는 지난해 3·4분기보다 매출은 15.2%, 영업이익은 82.2% 증가한 것이다. 올 3·4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4조4,365억원, 2조1,0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5%, 53.1% 늘었다.
실적 성장의 공신은 단연 H&A 부문이다. 여름철 에어컨 판매와 더불어 무선청소기·스타일러·공기청정기 등이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가면서 영업이익이 4,000억원에 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3,428억원) 대비 16%가량 증가한 수치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와 무선청소기 등 라이프스타일 가전의 제품 믹스 효과가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G전자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한 건조기의 경우 미세먼지 증가, 발코니 확장 등의 영향으로 1~8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배 증가했다. 무선청소기 신제품 ‘코드제로A9’의 판매량도 지난 7~8월에만 4만대를 넘어섰다.
MC 부문의 손실폭이 크게 줄어든 것도 영업이익 상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3분기 MC 부문의 영업손실은 4,364억원에 달했지만 증권 업계에서는 올 3·4분기 손실 규모를 3,000억원 미만으로 예상한다. 다만 3·4분기에 전략 스마트폰 V30과 중가 스마트폰 Q시리즈 출시로 마케팅비가 증가하면서 2·4분기 영업이익(-1,324억원)보다는 손실 규모가 큰 것으로 파악된다.
TV 사업(HE)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판매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고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HE 부문의 올 3·4분기 영업이익은 3,800억~4,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사업(VC) 부문의 경우 실적과 무관하게 미래 전망이 밝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3·4분기에도 80억~100억원선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매출이 지속 확대되는데다 오스트리아 부품 업체 ZKW 인수 가능성이 있다. VC 부문의 매출은 올 1·4분기와 2·4분기에 각각 8,764억원, 8,826억원을 기록했고 3·4분기에도 8,9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LG전자가 최근 인수를 추진 중인 ZKW의 경우 2016년 매출이 1조2,000억원으로 인수 시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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