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은 일반적으로 임신에 수반되는 엄마의 역할로 알고 있는데, 치료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한다면.
"입덧은 태아 입장에서는 임신호르몬 분비가 왕성하다는 증거입니다. 즉 태아의 유산 가능성은 줄어든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입덧이 심하면 임산부가 영양결핍, 전해질 불균형을 가져와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고 심한 경우 태아의 영양결핍으로 이어져 태아발육장애, 조산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입덧을 초기에 치료한다면,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막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 임산부 약물 복용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데.
"약을 복용을 할 때는 이익과 위험을 동시에 고려해야 합니다. 약은 무조건 아기에게 좋지 않다는 막연한 생각 때문에 모든 종류의 약물을 꺼리는 분들이 있는데, 무조건적으로 약을 먹지 않고 참는 것은 지혜로운 판단은 아닙니다. 입덧이 너무 심해서 일상생활에 영향이 있을 만큼, 영양결핍 및 탈수 증상이 나타난다면 임산부와 태아를 위해서 효과적인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약물 복용이 위험하다는 인식은 태아기형 발생이 우려된다.
"산모가 약이나 방사선, 술 등 태아 독성물질에 노출되지 않더라도 전체 임산부의 3%~5% 정도는 선천성 태아 기형의 위험이 있습니다. 약물을 복용할 때는 기본 위험도를 초과하는 약제인가 또는 그에 미치지 않는가를 판단해야 하는데, 입덧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위의 약물은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를 통해 선천성 기형 발생 위험에 대한 안전성을 확인했기 때문에 큰 두려움이나 걱정 없이 복용하셔도 됩니다."
- 입덧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있는가.
"식이 조절이나 보존적 요법으로 조절되지 않는다면 일차적으로 가장 적합한 약물은 디클렉틴 또는 피리독신이 있습니다. 디클렉틴의 성분은 피리독신(비타민 B6)과 독실아민(항히스타민)입니다. 이 성분은 캐나다와 미국에서 30년 이상 보편적으로 임산부들이 복용하면서 입덧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이었고 태아기형 증가와 관계가 없다는 것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 그렇다면, 디클렉틴의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항목에는 무엇이 있나.
"디클렉틴은 FDA에서 입덧 치료제로 허가되면서 임신 카테고리 A로 분류했습니다. A 클래스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임상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약물이 허가될 때 태아독성을 확인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먼저 두 종류 이상의 동물 실험을 필수로 합니다. 이후 사람에 대한 임상연구에는 사례보고, 환자·대조군 연구, 코호트 연구, 메타분석 등 태아독성을 확인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기형발생 정보 서비스(teratogenic information service)에 사용되는 자료는 전세계적인 코호트 자료가 사용됩니다. 예로 들면, 당뇨병이 있는 임산부가 당뇨약을 먹어도 될지 문의하면 그 동안에 축적된 데이터를 환자에게 설명해줍니다. 나중에 이 환자가 분만을 하게 되면 태아 건강 상태로 다른 사람에게 상담할 수 있는 데이터로 연구에 사용됩니다. 이게 일종의 전향적 코호트 연구입니다. 오랜 기간 코호트 자료와 메타분석 등 안전성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FDA승인을 받은 거니까 사실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 디클렉틴은 얼마나 효과적인가?
"디클렉틴은 초회 용량으로 1일 1회 2정을 취침 전에 복용합니다. 증상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경우 하루 3회에 걸쳐 최대권장량 4정까지 복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논문에 의하면 80%의 임산부가 입덧 점수가 유의하게 낮아지고 삶의 질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충분하지 않다면 개인에게 맞는 용량으로 증량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다음은 구역 구토를 적응증으로 하는 FDA 임산부 안정성 B나 C 클래스의 다른 약물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입덧으로 힘들어하는 임산부들에게 조언한다면.
"임산부의 적절한 엽산, 비타민 등 영양 섭취는 임산부 본인과 태아를 위해 중요합니다. 더욱이 입덧이 심한 임신 5주~10주는 기관 형성기로 태아 장기가 형성되는 시기입니다. 따라서 이 시기의 임산부 영양 섭취는 더욱 중요하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입덧 초기에 적절한 치료로 임산부 건강과 태아 건강을 지키는 지혜로움이 필요합니다."
/김동호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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