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0년 프랜차이즈 1,000호점, 매출 1,500억원 돌파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습니다.”
이동재(69·사진) 알파 회장은 3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20년까지 글로벌 문구유통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 매출은 1,300억원 수준이다. 알파는 7만여 다양한 품목을 온·오프라인 시장에 유통하며 700여 프랜차이즈를 확보한 국내 최대 문구·생활 종합 유통 프랜차이즈로 자리를 잡았다.
첫 직장인 대한제분에서 고급 사무용품을 경험한 이 회장은 자연스럽게 남대문시장의 유통 채널을 접하면서 문구 산업과 인연을 맺게 됐다. 직장 생활 4년차에 접어든 1971년, 그는 남대문시장에서 6평짜리 작은 문구점 ‘알파문구사’으로 창업에 나선다. 한글 이름이 대부분이었던 1970년대 초반 어떻게 ‘알파’라는 이름을 생각했을까. 이 회장은 “알파(α)가 ‘첫째가는 것’ 혹은 ‘처음’이라는 뜻으로 쓰인다는 사실에 매력을 느꼈다”며 “처음에 ‘알파문구사’로 시작했다가 1986년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알파문구센터로, 2000년에 지금의 ‘알파’라는 법인명이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알파는 프랜차이즈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던 시절, 프랜차이즈 점포를 늘리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온라인쇼핑몰에도 진출하며 업계 선두 자리를 놓지 않았다. 1999년 온라인 쇼핑몰 ‘알파몰’을 연 데 이어 기업간거래(B2B), 기업소모성자재(MRO)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면서 문구 유통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울러 모든 프랜차이즈 매장에 POS를 도입하며 시스템 혁신도 꾀했다. 소비자 대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POS 시스템을 기반으로 전국의 체인점과 본사 간 네트워크를 통해 가격 오차를 줄이고 투명성을 증대시킨 것이다. 최근엔 업계 최초로 모바일 서비스를 구축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했다. 문구업계 최대 물류 인프라를 보유하며 당일·익일 배송 체제를 확립했으며 가맹점주와의 상생에도 앞장서고 있다.
마진율이 높은 자체 브랜드(PB) 상품도 남다른 경쟁력이다. 접착 메모지인 ‘엠포스지(M POSGY)’, 미술용품 ‘아트메이트’, 초등학생용 학용품 ‘소마’ 등이 시장에 안착한 PB 상품이다.
최근에는 ‘알파수(水)’라는 생수도 내놨다. 알파의 PB상품은 1,500종에 달한다. 그렇다고 아무 제품이나 PB 상품으로 개발하진 않았다. 이 회장은 “외국산의 독과점이 심한 품목, 우리 중소기업이 피해를 입지 않는 제품만을 선별해 PB 제품을 개발한다”면서 “외국에서 먼저 우리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해줄 정도로 PB 브랜드가 안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몽골에 1호점을 낸 데 이어 지금까지 미얀마·캄보디아·베트남·캐나다·미국·케냐 등 10여개국에 진출했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서적전문 국영기업과 긴밀하게 협력, 숍인숍 형태로 알파 매장이 들어가 있어 사업 확장이 기대된다. 이를 통해 오는 2020년 프랜차이즈 1,000호점, 매출 1,500억원을 달성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게 이 회장의 단기 목표다.
50년 가까이 문구유통 외길을 걸어온 이 회장은 나눔 활동에도 열정적이다. 2007년부터 고등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연필장학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의 터전인 남대문 매장에서는 1970년대부터 주변 상인들에게 무료로 수돗물을 나눠줬던 전통을 이어 받아 아예 수도관을 매장 밖에 연결해 놓았다.
중견 작가들을 후원하는 미술갤러리에 이어 문구박물관도 열 예정이다. 이 회장은 “문구유통이라는 업(業)의 본분에 걸맞게 우리 사회의 인재들이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살리며 역할과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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