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주황색 동그라미 중에 어느 것이 더 큰가? 오른쪽? 사실은 둘 다 크기가 같다.
이러한 착시 현상을 에빙하우스 착시 현상이라고 한다. 뇌 연구자들은 뇌가 깊이감을 해석하는 방식 때문에 이런 착시 현상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가설을 세웠다. 우리는 평생동안 물건을 보면서 작은 것은 멀리 있고 큰 것은 가까이 있다고 배우게 된다. 이 그림의 경우 뇌는 왼쪽 그림의 큰 검은색 동그라미로 이루어진 원을 가까이 있는 것으로, 오른쪽 그림의 작은 검은색 동그라미로 이루어진 원을 멀리 있는 것으로 인식했다. 동시에 두뇌는 주황색 동그라미를 주변의 검은색 동그라미와 연관지었다. 따라서 왼쪽 동그라미 무리는 가까이 있는 것, 오른쪽 동그라미 무리는 멀리 있는 것으로 보인 것이다. 그리고 뇌가 두 주황색 동그라미를 비교했을 때 오른쪽 것이 더 커 보여야 오른쪽 동그라미 무리가 멀리 있다고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이런 착시 현상에 쉽게 속는 것은 아니다. 심경과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은 그 이유에 대해 두 가지 이론을 준비했다. 첫 번째로는 일차 시각 피질의 겉면적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일반인의 3배나 되는 경우도 있었다) 사람일수록 착시를 덜 느낀다는 점을 알아냈다. 연구자들은 일차 시각 피질이 큰 사람일수록 주황색 동그라미와 주변의 검은색 동그라미를 비교하는 뉴런 연결이 약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추측하고 있다.
개인의 환경도 착시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따르면 시골 지역 출신의 경우 달리는 자동차, 신호등, 거리의 발광 간판 등 시각적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것들을 덜 보기 때문에 도시인들에 비해 착시를 덜 일으킨다고 한다. 하지만 도시에 살아서 시야가 넓으면 좋은 점도 있다. 버스가 다가오는 것을 미리 보고 치이기 전에 피할 수 있다. 단점으로는 물건을 자세히 보는 데는 익숙하지 않고, 에빙하우스 착시를 일으키기 쉽다는 것이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by Claire Maldarelli, photographs by Brian Klu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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