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는 8일 통상임금 청구소송 2심에서 1심과 달리 회사 측이 패소했고, 전 직원 4,200명에 적용하는 통상임금분 2,000억원을 충당금으로 반영할 예정이다. 만도가 기존에 예상한 4·4분기 영업이익은 1,012억원 이어서 이번 일로 영업적자가 발생하게 된다. 다만 만도는 대법원에 상고할 예정이어서 최종 판결에서 패소하기 전까지 현금 유출은 없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임금 판결이 신고가를 경신 중인 주가에 단기 충격을 줬지만 앞으로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2018년에도 주가 상승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연이자 부담이 크지 않고 추가 인건비 발생이 없으며 구조적 실적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연이자는 연 15%지만 소송 당사자가 42명으로 적어 금액이 미미하다. 1심 직후인 2015년에 임금체계를 변경해 2심 패소 이후 인건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없다. 수주 잔고도 늘어났다. 김 연구원은 목표가 35만원을 유지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상임금 비용 2,000억원은 주가 10% 하락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날 5% 하락했기 때문에 장기 성장성을 고려하면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약 3심에서 패소하면 2,000억원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한다면서 자율주행이나 전기차 시대에 맞춰 투입해야 하는 연구개발비 여력이 줄어든다고 우려했다. 또한 배당 여력도 줄어 5,100원에서 4,000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 연구원은 목표가 35만원을 유지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4분기는 영업이익 988억원에서 영업적자 1,012억원으로 뒤바뀔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최소 1~3년이 소요되며, 환급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만도가 브레이크·스티어링·서스펜션 부문에서 전 세계 시장 점유율 5위 안에 들 정도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관련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몇 안 되는 업체로서 여전히 투자 매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일이 추가 재무적 손실로 이어질 우려는 없지만 당장 발생한 규모가 연간 영업이익의 70%여서 여파는 단기간 내 소멸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도는 최근 인도와 미국에서 다양한 연구개발 투자를 펼치고 있고 자동차 업계는 구글의 자율주행차 관련 회사인 웨이모와 지엠을 중심으로 자율주행차 시험을 마치면서 부품회사 간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라고 유 연구원은 밝혔다. 이 분야 최상위권인 델파이와 오토리브가 소프트웨어 담당 회사의 분사를 계획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환경 속에서 벌어진 만도의 통상임금 패소는 투자자에게 일정 기간 불확실성을 줄 것이라는 게 유 연구원의 견해다. 그는 만도의 목표주가를 38만원에서 36만원으로 내렸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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