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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환율에 웃고 유가엔 멈칫

외국인 자금 몰리면서 원화 강세

환율 5%↓ 코스피 19%↑ 반비례

사우디 사태 따른 유가상승은 악재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고 정부의 활성화 방침에 따라 코스닥도 동반 상승하는 상황에 환율과 유가가 주식시장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환율 하락은 원화 강세를 불러와 수출 기업들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고 유가 상승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 특성상 기업들의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당분간 원화 강세장이 예상되는데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가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유가는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과 같은 1,115.60원으로 마쳤다. 지난 7일 1,111.9원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 연중 최저점을 찍은 후 소폭 반등했지만 하락세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쉽게 말해 경기가 좋기 때문이다. 수출이 잘 되거나 국내 기업의 실적이 좋을 때 외국인 자금이 몰리면서 원화는 강세를 보인다. 연중 최저점을 기록할 당시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는 1,300억원 넘는 매수세를 보이면서 환율 하락을 부추겼다.

이런 이유로 환율과 주가의 움직임은 반비례 관계를 보인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과 주가의 상관 관계를 분석하면 환율이 5% 하락하면 코스피는 19% 상승하고 10% 하락하면 코스피는 27% 상승하고 환율이 20% 하락하면 코스피는 43% 상승했다”고 말했다.



환율이 지나치게 떨어지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 하락을 걱정할 수는 있다”면서도 “한국 수출을 이끄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는 글로벌 시장에서 대체할 수 없는 기업들이라 환율이 떨어졌다고 수출이 줄어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경쟁자가 많은 현대·기아차 등 수출주의 실적은 나빠질 수도 있어 주의는 필요하다.

2000년부터 현재까지 평균 환율이 1,125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환율은 걱정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오히려 1,100원대로 떨어질 경우 대형주에 투자를 집중했던 외국인들이 중형주로 투자를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가 상승은 세계경제가 좋아진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점에서 증시에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유가 상승이 글로벌 경기 회복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 아닌 사우디아라비아 사태 등 돌발 변수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부정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센터장은 “현재 유가 상승세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OPEC의 감산 연장, 사우디 사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이상 현상으로 인한 유가 상승은 국내 증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성규·이경운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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