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는 14일 “미국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자기의 적수를 장관으로 만들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장관을 만드는 것에 환호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게 하면 비판을 받는다”며 협치와 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단법인 여시재 원장을 맡고 있는 이 전 지사는 이날 서울로얄호텔에서 열린 여기자포럼 초청 강연에서 “통합이 국가발전 전략의 DNA가 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지사는 독일을 예로 들며 “독일이 여기까지 온 것은 나라가 어려우면 항상 연정을 하고 예측이 가능한 나라였기 때문”이라면서 “예측 가능한 나라의 본질은 정치인들이 같은 방향으로 노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에서 협치와 연정을 말하면 회색분자 취급을 받는다”며 “문재인 정부도 협치를 누차 강조해왔는데 시기와 방법을 고심하면서 진일보한 길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지사는 “실크로드·콜럼버스루트 등에서 보듯 인간의 역사는 길의 역사”라고 규정한 뒤 유라시아와 아메리카를 잇는 ‘나비 프로젝트’ 구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전 지사는 “수많은 항구도시는 결국 한반도를 중심으로 발전해 한국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같은 지위를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오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일어서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항구도시인 암스테르담은 아시아와 유럽의 허브 기능을 해온 도시다.
이 전 지사는 나비 프로젝트를 위해 중국·일본·러시아·미국의 지도자가 모여 동북아의 미래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안도시 사이의 네트워크 형성과 에너지 협력을 바탕으로 한 경제 공동체 구성 등이 구체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여시재는 오는 25~26일 인천 영종해안남로 파라다이스시티호텔에서 ‘미래로 연결된 동북아의 길: 나비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고 이 같은 구상을 논의한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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