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투자의 창] 레버리지 ETF의 함정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적극적 운용에 따른 초과수익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액티브펀드가 패시브펀드를 능가하는 성적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근본적인 이유일 것이다. 주가가 박스권에 갇혀 있을 때는 비용이 적게 드는 패시브펀드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올 들어 주식시장이 달궈지기 시작하면서 패시브펀드 중에서도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선택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주식시장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지수 변동폭의 두 배를 따르는 레버리지ETF를 가입한 투자자는 지금쯤 맘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시기야말로 현재의 투자 포지션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적기인지도 모른다.

레버리지가 두 배인 ETF에 가입했다면 지수가 오를 때는 상승폭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익을 얻게 되지만 지수가 떨어질 때는 그 두 배의 손실을 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박스권처럼 주가가 정체돼 있을 때도 레버리지ETF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다는 사실을 모르는 투자자가 많다. 주가지수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박스권 장세를 가정해보자. 만약 수익률이 10% 올랐다가 10% 떨어지기를 두 번 반복하면 인덱스ETF 가입자는 2%의 손실을 본다. 반면 두 배 레버리지ETF 가입자라면 같은 기간 8%의 손실을 입게 된다. 박스권에서 장기로 묶여 있을 때 왠지 레버리지ETF가 손실폭이 더 큰 것 같은 느낌은 사실로 증명된다. 이른바 침식효과인데 손실의 정도는 레버리지 배율이 높을수록, 지수 등락의 반복 횟수가 많아질수록 더 커진다.



레버리지ETF의 보수가 높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지렛대 효과를 일으키기 위해 파생상품을 활용하기 때문에 펀드 운용에 비교적 손이 많이 가서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의 ETF 보수를 비교해보면 인덱스ETF는 0.15%인 데 비해 레버리지ETF는 0.64%로 네 배 이상 높다. 지수를 거꾸로 추종하는 인버스ETF의 보수도 레버리지ETF와 동일해 투자비용이 네 배 이상 더 든다. 기대한 대로 주가가 움직일 때는 비용이 중요해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주식시장이 항상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며 고비용의 투자는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인버스ETF나 레버리지ETF와 같이 파생상품ETF는 특수한 상황에서 단기적이고 제한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말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 나온 것이다.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어느 정도 운이 따르지만 객관적인 조건을 이해하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