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은 올해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8조원 증가한 42조9,581억원으로 나타났다. 그중 8~10월에만 4조원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가을 이사철과 2년 전에 비해 오른 전셋값을 고려해도 이 같은 추세에 대해 놀라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데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주택을 구입하기 힘들어진 수요자들이 전세로 몰린 것으로 분석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재건축에 따른 이주와 최근 횡보하는 전셋값을 감안하면 집을 사기보다 전세로 눌러앉는 수요가 더 많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도 이 같은 수요를 확인하고 발 빠르게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전세자금대출은 신용대출보다는 리스크가 크지 않으면서도 대출 규제에서 벗어나 있어 틈새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은 전세자금대출 고객에게 이사비와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하고 우리은행은 가산금리를 0.2%포인트 인하해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시장을 놓고 은행 간 격전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분위기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