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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반드시 잡는다’ 김홍선 감독, “국내 장기미제사건들이 ‘반드시‘ 해결되길 바라”

‘30년 전에 일어났던 살인사건이 오늘도 일어나고 있다’ 그것도 같은 동네에서 다시 발생했다. 여기에 평범한 소시민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장기미제사건의 범인을 쫓는 영화 ‘반드시 잡는다’(감독 김홍선)가 지난 29일 개봉했다.

2012년 ‘공모자들’로 화려하게 등장한 김홍선 감독이 새 영화 ‘반드시 잡는다’를 들고 돌아왔다. 장기미제사건을 쫓는 평범한 두 남자의 집요한 추적은 사회의 어두운 면을 파헤치는 김홍선 감독의 컬러가 잘 녹아들어있다.

김홍선 감독/사진=NEW




‘반드시 잡는다’는 2010년 연재를 시작하며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은 바 있는 제피가루 작가의 다음 인기 웹툰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를 원작으로 탄생했다. 원작 웹툰과는 다른 영화적 각색 작업을 거쳤다. 영화적인 느낌으로 방향을 바꾸고 캐릭터의 결과 설정 역시 수정됐다.

‘미제사건 추적 스릴러’에 걸 맞는 관객에게 제대로 된 긴장감을 선사하고자 했던 김홍선 감독은 모든 요소들의 정교함을 높여 절묘하고 적절한 긴장감을 완성시키는 데 주력했다. 동네에서 열쇠수리점을 하고 있는 일반 소시민 심덕수와 전직 은퇴한 형사의 콤비 플레이는 그렇게 완성됐다.

“아리동 터줏대감 ‘심덕수’역은 그간 백윤식이 보여준 적 없는 톤과 사투리로 완성되어 고집스러우면서도 밉지 않은 캐릭터로 그려질 수 있었다. 집요하지만 인간적인 매력의 ‘박평달’ 역 성동일은 매서운 눈빛과 상반되는 충청도 사투리를 사용함으로써 색다른 지점을 보여주고자 했다. ”

추가로 김홍선 감독은 팔도 사투리 모두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성동일 배우로 인해 촬영현장이 더욱 재미있었다는 일화도 전했다.

/사진=NEW




“박평달의 직업이 경찰이니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범인을 잡으러 다녔을 것이다. 아리동이란 곳을 전라도로 설정해 전라도 사투리가 나올 것이란 예감을 하실텐데, 성동일 선배님이 전라도 사투리를 잘 쓰는 역할을 여러 번 하셨다. 그런 기시감을 주고 싶지 않아서 좀 더 비틀어보고 싶었다. 캐릭터의 특징을 살리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촬영 들어가기 전에 충청도 사투리를 부탁했는데, 어떤 사투리든 막힘없이 다 해내시더라.”

사회적인 사건에 관심이 많은 김홍선 감독은 범죄 르포 시리즈를 꼼꼼히 챙겨 본다고 한다. 사회적인 소재에서 영감을 받아 내러티브를 끄집어내는 경우도 있다. 이번 영화에선 흔히 도움과 보호가 필요한 존재로 그려지기 마련인 어르신 캐릭터의 등장이 결코 휴먼 드라마 장르에만 국한된 게 아님을 보여줘 신선하게 다가온다.



“중년 노인들의 액션 스릴러지만 그 안엔 노인문제나 고독사 등 사회적인 이야기와 따뜻한 주변의 이야기가 있다. 한 동네에서 사람들이 한명씩 죽어가는데, 죽는 사람들이 다 나이가 있으신 노인분들이다보니, 주변 사람들이 사고사, 자연사, 자살이라 생각하고 신경을 안 쓴다. 어느 날 갑자기 내 이웃이 사라지거나 불행한 사건으로 죽음을 맞아 TV 뉴스에 보도된다 하더라도, 우리는 알지 못하지 않나. 아직 남아있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희망을 영화 속 두 주인공이 사라진 누군가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

‘반드시 잡는다’는 봉준호 감독이 선보인 ‘살인의 추억’ 30년 후의 이야기라는 평도 나온다. 물론 이에 대해 김홍선 감독은 “‘살인의 추억’과 연관시키는 것 자체가 욕 먹는 일이 될 것이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보이면서도 “장기 미제 사건을 건드렸다는 점에서 비슷한 지점을 보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아직 해결되지 않은 미제사건들이 ‘반드시‘ 해결되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긴 영화”이다.

‘반드시 잡는다’의 역대급 명장면은 후반부 범인과 마주한 ‘심덕수’와 ‘박평달’이 빗속에서 범인과 대치하는 우중 장면이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은 3일 동안 밤샘 촬영을 강행하는 등 뜨거운 연기 투혼을 벌였다는 후문. 김감독은 ‘기술자’를 찍으면서 장마기간이 겹쳐 고생한 경험을 기억하고 이번 우중 장면을 위해 날짜와 장소를 고르는데 고심을 했다고 한다.

“‘기술자’를 찍으면서 비 때문에 너무 고생을 했다. 게다가 추위가 시작되는 11월에 촬영을 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추위가 천천히 오는 남부권쪽으로 장소를 골랐다. 전라남도, 전라북도 쪽을 다 돌면서 찍었다. 목포, 장흥, 군산, 광주, 영광, 해님까지 돌면서 다 찍었다. 백윤식 성동일 천호진 선배님들 모두가 온 몸을 던져서 촬영해주셨다. 정말 많은 걸 배웠던 현장이었다. 남부쪽이라 그런지 음식이 너무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다들 친절하시고. 길거리에 있는 중국집만 들어가도 맛있더라.



꺼지지 않는 열정의 김홍선 감독은 베테랑 배우들과 작업하면서, 더욱더 고심하고 열정을 불태웠다고 한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행복하고 근사한 경험’이었다고 한다.

“전 뜨거운 편이다. 아직 베테랑 배우들이 보시기엔 패기로만 보일 수 있지만, 이번에 선배님들이랑 하면서 준비도 많이 하고, 더 생각했다. 2번 3번 할 것 10번을 준비하고 고민했다고 할까. 워낙 다 보이시는 분들이지 않나. 선생님들이 어설프게 다가가면 바로 알아버리니까. 조금 더 생각할 수 있는 현장이었고, 좀 더 껍질이 깨지는 시간이었다. ‘각성’이란 단어가 좋은데 ‘각성’의 시간이기도 했다.“

소탈하면서도 진지한 김홍선 감독의 열정은 꺼지지 않는다.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바람은 모든 감독들이 마찬가지 일 것 같다. 나이 들어서도 열정을 불태우는 감독이 되고 싶다. ‘반드시 잡는다’ ‘공모자들’에 이어 제 색깔을 낼 수 있었던 영화다. 보시는 분들도 재미있게 관람하실 수 있으면 좋겠다. ”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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