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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돌아온 복단지’ 이주우, 첫 악역 연기로 ‘이름’을 알리다

“본명이에요. 예쁠 주에 비 우를 써요. ‘우’는 돌림자인데 뜻이 예쁘게 맞아 떨어졌죠?”

아직 필모그래피가 두텁지 않은 배우에게 ‘이름을 알린다’는 것은 큰 의미다. 작품을 통해 얼굴은 익숙하게 만들 수 있어도 이름까지 각인시키려면 몇 배의 노력이 더 들기 때문. ‘돌아온 복단지’에서 표독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악 쓰던 신화영이 기억에 남았다면, 그를 연기한 배우의 이름 이주우에도 주목해보는 것이 어떨까.

이주우는 최근 서울경제스타 사옥에서 MBC 일일드라마 ‘돌아온 복단지’(극본 마주희, 연출 권성창 현솔잎) 종영 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그의 첫인상은 세련된 도시여성. 톱스타라는 배역의 이미지가 아직 남아있는 탓이었다. 반전은 뜨개질을 즐겨하는 ‘집순이’라는 것.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친근하고 진솔한 매력이 넘치는 배우다.

배우 이주우가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조은정기자




‘돌아온 복단지’는 가난하지만 당당하게 살아온 여자가 바닥으로 추락한 왕자를 만나 진정한 사랑과 가족에 대해 깨닫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이주우는 자신의 야망을 위해 복단지(강성연 분)와 박서진(송선미 분)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톱 배우 신화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분량도 많아지고 중요도도 더욱 높아졌다.

“초반부, 중반부까지만 해도 저를 많이 알아보지는 못하셨다. 실시간 댓글을 봐도 제 이름은 거의 없었는데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댓글에 먼저 반응이 왔다. 처음에는 극 중 이름을 신아영으로 아시는 분도 많았는데 후반부 가니 이름도 제대로 불러주시고 연기 잘한다고도 해주셨다. 정말 기분이 좋더라.”

캐스팅된 이유부터가 ‘연기를 잘해서’였다. 사실 작가가 “화영이 이렇게까지 커질 역할은 아니”라고 할 정도로 처음부터 큰 비중의 역할은 아니었다. 종방연이 돼서야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감독이 “주우 씨가 연기를 잘해줘서 롤을 키워봤다”고 한 것. 이주우는 “중간에 말씀해주셨으면 더 잘했을 텐데”라며 슬쩍 너스레를 떨었다.

-앞서 출연한 KBS2 ‘다 잘될 거야’도 102부작이었지만 ‘돌아온 복단지’는 무려 122부작이다. 기간이 길었던 만큼 종영 소감도 남다를 것 같은데.

“잘 마무리 지은 것 같아서 기분이 홀가분하고 좋다. 7개월 정도를 MBC 직원처럼 출근하듯 드나들었는데 이제 못 나간다고 생각하니 섭섭하기도 하다. 첫 악역이고 처음으로 큰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책임감도 컸다. ‘다 잘될 거야’는 언니 오빠들과 친해져서 놀러간다는 느낌도 있었는데 ‘돌아온 복단지’는 워낙 대선배님들만 계시는 것도 그랬다.”

-연기적으로 어려웠던 부분은 없나. 함께 호흡을 맞춘 선배들에게 따로 조언을 들은 부분이 있는지.

“촬영 들어가기 전이 가장 긴장 됐다. 막상 촬영을 하니 선배님들이 워낙 잘 해주셔서 믿고 연기를 했다. 이혜숙 선배님과 감정적으로 많이 붙었는데 정말 편하게 대해주셨다. 이형철 선배님도 러브라인이라기 보단 ‘로켓단’같은 콤비 연기를 했는데 호흡이 굉장히 좋았다. 계속 연습도 같이 해주시고 리드해주셨다. 강승연 선배님에게 제가 물을 뿌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한 번에 끝내야 했다. 양동이에 물을 넣어 벽에다 뿌리면서 연습을 했다. 선배님께서 편하게, 하고 싶은대로 던지라고 해주셨다. 한 번에 오케이가 났고, 잘했다고 칭찬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배우 이주우가 최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조은정기자


-드라마가 끝난 후 주위 반응은 어떤가.

“부모님이 처음에는 악역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저보다 더 걱정하셨다. 길가다 맞고 구박받으면 어떡하냐고 하셨는데 지금은 좋아하신다. 또 할아버지가 제 ‘짱팬’이신데 일부러 영상 통화를 거셔서 주위 분들에게 제 얼굴을 보여주시더라. 뭐하는지 뻔히 아시면서 드라마 찍냐고 유도심문도 하시고. 가족들 반응은 매우 좋다.”

-처음부터 배우가 꿈이었나. 연예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

“초등학교 6학년 때 교실에서 노래를 흥얼거리는데 같은 반 남자아이가 ‘노래 잘한다’고 하더라. 그때부터 관심이 생겼다. 실용음악을 전공하다가 22살에 졸업하고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늦은 편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더 열심히 하려고 했다. 노래도 계속 병행을 하다가 둘다 놓치겠다는 생각에 결국 연기를 선택했다.”

-노래 대신 연기를 선택한 이유를 더 자세히 듣고 싶다. 또 연기를 선택하기를 잘했다고 느낀 순간이 있나.



“저 같은 경우에는 노래를 하면서 스스로를 못되게 굴었다. 더 옥죄는 게 생기더라. 연기는 제 자신을 알아가고 조금 더 표현할 수 있는 건강한 방법인 것 같았다. 저에겐 더 잘 맞았다. 드라마를 하면서 제 캐릭터의 이름을 제대로 말씀해주셨을 때 ‘이래서 연기하는 구나’싶었다(웃음).”

-처음으로 악역을 해봤으니 또 다른 역할도 해보고 싶을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탐나는 역할이 있나.

“감정적인 연기를 해봤기 때문에 말랑말랑한 연기도 해보고 싶다. 제 나이 또래 친구들이 공감할 수 있을 청춘드라마나 달달한 로맨스 같은 것. ‘쌈 마이웨이’에 나온 최애라 역이나 해보고 싶다. 털털하면서 사이다 같은 성격이 좋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장혜성 역도 동경했다.”

-해보고 싶은 역할과 롤모델은 또 다를 것 같은데. 닮고 싶은 배우가 있나.

“문소리 선배님과 케이트 블란쳇. 여전사 같은 느낌의 강인한 여성상을 좋아한다. 한 배우를 좋아하면 그분의 필모그래피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주행하는 편인데 두 분 모두 여러 가지 역할을 많이 맡으셨다. 그렇게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고 싶다. 특히 문소리 선배님은 기회가 된다면 같은 작품에서 만나 먼발치에서나마 연기를 배우고 싶다.”

배우 이주우가 최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조은정기자


-남자 배우 중에는 같이 연기를 해보고 싶은 사람이 없나.

“안재홍 선배님은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서(웃음). ‘쌈 마이웨이’를 너무 재미있게 봤다. ‘응답하라 1988’와 ‘쌈 마이웨이’를 보고 영화 ‘족구왕’까지 봤는데 정말 귀여우시더라. 제가 원래 곰돌이 상을 좋아한다. 그 외에 조진웅 선배님도 좋아하고 공유 선배님도 좋아한다.”

-예능 욕심은 없나.

“욕심 많다. 해보고 싶다. 제가 주로 즐겨보는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다. ‘인생술집’이나 ‘윤식당’같은 거. 또 ‘맛있는 녀석들’도. 평소에 많이 먹는 편은 아닌데 그분들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지 배우고 싶다. 술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먹을 때 재미있게 잘 먹자는 주의다.”

-남들이 본인에게 가지고 있는 이미지 외에 따로 어필하고 싶은 매력이 있다면.

“얼굴로 판단하지 말아 달라(웃음). 안 웃으면 오해를 많이 사는 편이다. 첫인상도 세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그래서 화장도 많이 안 하고 수수하게 다닌다. 본래 성격은 그렇지 않으니 예쁘게 봐 달라.”

-앞으로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 지켜봐 준 시청자들에게 한 마디 남긴다면.

“할 땐 하는 배우였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평소 이야기를 할 때는 소박하고 소탈한 모습을 보여드리다가도 어떤 역할에 들어가면 정말 배우처럼 느껴졌으면 한다. 앞으로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고 또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화영이라는 역할로 저라는 배우가 있다는 것을 알려드렸으니 다른 여러 가지 모습도 보여드리겠다.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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