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에서 판막질환으로 개흉수술을 받은 60세 남성 A씨. 수술 후 병원 2층 심장웰니스센터에서 떨어진 체력과 심폐기능 회복 운동을 하고 있다. 편안한 상태에서 분당 맥박이 70회 정도 뛰어서 이보다 20~30회 많은 90~100회 이내로 운동하라는 처방을 받았다. 그의 가슴에는 무선 심전도 측정기의 센서가 부착돼 있어 맥파(脈波) 그래프와 분당 심박수가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의 컴퓨터와 센터 내 대형 모니터에 뜬다. 심장내과 전문의 1명과 간호사 등이 혹시 모를 응급 상황에 대비하고 미국임상운동전문가(CES) 자격을 딴 센터 전담 류호열 물리치료사가 시간당 4명 이하 환자의 운동을 지도한다.
# 평소 등산·사이클을 즐기는 55세 남성 B씨. 같은 병원에서 심혈관 스텐트 시술을 받고 퇴원하기 전 심장웰니스센터에서 운동부하 심폐기능 검사를 받았다. 최대 산소 섭취량과 소비량, 분당 심박수, 혈압 등을 측정한 뒤 분당 심박수, 즉 맥박수가 어느 정도 올라갈 때까지 운동하는 게 안전한지와 그에 맞는 운동 처방을 받았다.
최근 심장질환으로 수술·시술 등을 받은 뒤 심장재활 치료를 받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밤낮으로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는 강추위가 지속되면 심장은 무리할 수밖에 없다. 몸과 혈관이 체온 유지를 위해 움츠러든 상태여서 심장은 더 강한 힘으로 혈액을 펌프질해야 하기 때문이다. 심부전·부정맥 등의 질환이 있으면 자칫 급성 심장마비로 사망할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심장이 약한 사람들은 평소에도 심장재활치료에 관심을 기울여볼 만하다. 지난 2월부터 심장재활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세브란스병원 심장웰니스센터의 경우 하루 평균 센터 이용자가 10명 수준에서 24명 안팎으로 늘어났다. 심폐능력 등을 고려한 맞춤형 안전 운동인데다 의료진과 심전도 측정기 등이 갖춰져 있어 마음 편하게 운동할 수 있다. 심장재활은 보통 30분~1시간 단위로 적절하게 운동을 구성해 심폐기능과 근력·체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심장질환자라면 테니스·등산·사이클 등 운동시간이 긴 운동은 1~2주에 1회 정도 레크리에이션 목적으로 하고 규칙적인 심장재활 운동은 실내에서 하는 것이 안전하다. 심혈관질환 등으로 심장이 안 좋은 환자가 사이클·테니스·등산 등 운동을 무리하게 하면 심폐기능이 오히려 떨어진다.
강석민 세브란스병원 심부전센터장 겸 심장웰니스센터장은 “심혈관질환자들은 심장 주치의와 상의해 적절한 심폐기능을 평가받고 맞춤형 운동 처방을 받아야 한다”며 “허리·골반이 비뚤어져 있으면 이를 교정한 뒤 운동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집 주변이나 피트니스센터 등에서 운동할 경우에는 맥박수를 잴 수 있는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심장질환자들이 등산·걷기 등 운동을 연속해서 1시간 이상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시간보다 운동 강도에 따라 달라지는 심박동수, 즉 맥박수다. 분당 맥박수가 ‘안전 한계선(목표 심박수)’에 도달하기 전에 휴식을 취해야 한다. 5분 이상 앉아서 쉬면 심장이 안정 상태가 된다.
개흉수술을 받은 경우에는 편안한 상태에서의 분당 맥박수에 20~30박을 더한 수치가 안전 한계선이다. 빠르게 걸을 때 맥박수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류호열 물리치료사는 “테니스 단식 게임은 등산 이상의 운동 강도이므로 피해야 한다는 처방을 받았는데도 무리하게 테니스를 하다 심장마비로 사망한 남성 환자도 있다”며 “무리한 운동, 특히 여러 명이 등산을 하거나 자전거로 장거리 라이딩을 할 경우 심폐력이 떨어지는 환자의 상태에 맞춰 휴식을 취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장 기능이 안 좋은 환자라면 상체를 수그리고 자전거를 타거나 팔을 위아래로 크게 흔들며 파워워킹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공기저항을 덜 받으려고 상체를 수그리면 복압이 올라가 심장이 펌프질을 할 때 주변의 저항과 심장의 부담, 혈압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물구나무서기, 윗몸 일으키기는 더욱 그렇다. 이런 자세는 심장에 큰 부담을 준다. 러닝머신 위에서도 손잡이를 잡고 걷는 것이 심장에 부담이 덜 간다. 바닥을 평평하게 하고 파워워킹을 하거나 뛰는 것보다 경사도를 높이고 걷는 게 심장의 펌핑능력 회복에 효과적이다.
김원석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병원에 자주 오기 어려운 환자들의 경우 가정 기반 심장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병원에서 저녁·주말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등의 방법으로 참여율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앱은 환자들의 심장재활 참여를 높일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앱에 혈압·혈당·식사·운동량 등을 기록하고 전문가가 일대일로 심장재활에 유용한 운동방법·식단 등을 코칭하는 방식도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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