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군에서 사비도읍기 백제시대의 지역 수장급 인물로 추정되는 직물 조각이 붙어있는 인골이 나왔다. 삼국시대의 인골이 직물 조각과 함께 발굴된 것은 최초로, 당시 매장문화를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21일 대전지방국토관리청과 겨레문화유산연구원이 시행한 ‘예산 덕산-고덕 나들목 도로건설 공사 구간 내 유적’ 발굴 조사에서 사비도읍기 백제 시대 횡혈식석실분 6기를 비롯해 청동기 시대 주거지 6기, 신석기 시대 수혈 1기, 독무덤 7기 등 32기의 유구(건물의 자취)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횡혈식 석실분은 무덤 옆으로 통로를 내고 석실로 내부를 만든 구조의 무덤을 뜻한다.
이 중 눈길을 끄는 것은 2호 석실분에서 발굴된 인골이다. 금속 귀걸이, 관의 고리, 관못, 관의 부재(재료), 항아리 등과 함께 출토된 이 인골은 머리에 베로 추정되는 직물 조각까지 붙어 있었다. 김진웅 겨레문화유산연구원 팀장은 “장례를 치르기 전 얼굴을 덮은 커다란 천이 남아있는 것 같다”며 “삼국시대 인골이 직물조각과 함께 발굴된 것은 최초”라고 밝혔다. 직물이나 나무 조각이 썩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김 팀장은 “저수지 유적에서 물로 인해 산소와 차단이 돼 출토물이 썩지 않고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며 “추후 분석을 이어갈 것”이라 밝혔다.
문화재청은 발굴된 유구를 이전·복원할 때까지 공사를 중지할 계획이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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