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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러시아 대사와 일문일답[Pick코노미]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 인터뷰

북극항로, 전략적 미래…"한국과 생산적 협력 희망"

항공편 직항편 재개에 관심…"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한국 기업 철수에 대해 "매우 마지못해 떠났다"

삼성전자·LG전자, 모스코바 복귀 여부 촉각

"한국 소주·한국어·한국 화장품 인기 많아"

제제 해제 결단 요구도…"공은 한국 측에"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가 4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는 서방 국가들과 달리 한국과의 상황은 훨씬 좋다며 관계 회복의 기회가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북극항로 개척과 조선업 발전 방안 등을 두고 생산적인 협력이 이뤄지기를 희망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양국 간의 본격적인 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한국 정부가 선제적으로 제재 해제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극항로 문제는 오늘날의 문제만이 아니라 전략적인 미래이다”며 “전략적인 미래에는 지혜가 우세하여 우리 관계가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돌아와서 북극항로 분야에서 생산적인 협력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과 모스코바를 잇는 직항 항공편 재개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직항 재개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면서 “우리는 항공편 재개를 이미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양국 간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 한국 정부가 러시아에 대해 유지하고 있는 제재 조치를 풀어야 한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그는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일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제재를 가하고, 양자 교류를 중단하고, 직항 항공편을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한국 정부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기재부는 2022년 2월 미국 제재로 인해 러시아 주요 은행과 거래를 중단하는 등 대러시아 금융 제재에 동참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한편 지노비예프 대사는 5년간 러시아 외무부 제1아시아국장(2018~2023)을 지낸 대표적인 아시아통으로 지난해 1월부터 한국에서 대사 업무를 시작했다. 외교가에서는 균형 잡힌 시각에 합리적 스타일의 외교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음은 지노비예프 대사와의 일문일답

-최근 러시아와 미국 간에 정상회담이 열렸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양자 회담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러시아 정부는 전쟁 종식 조건으로 돈바스 전역의 이양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를 내세우고 있다. 이런 조건들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나?

=먼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미 이스탄불에서 두 차례 협상이 있었고, 우리는 세 번째 협상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다. 러시아의 관련 제안은 이미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되었고, 이제 공은 우리 쪽에 있지 않다. 러시아는 대표단의 수준을 높일 준비도 되어 있다. 현재 대표단은 매우 유능한 지도자인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 블라디미르 메딘스키가 이끌고 있으며, 그는 2022년 이스탄불과 민스크에서 우크라이나 측과의 협상에서도 러시아 대표단을 이끌었다. 당시 협상은 꽤 성공적이었다. 만약 우크라이나 측이 그때 합의를 받아들였다면, 더 이상의 유혈 사태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여러 언론에 주기적으로 보도되는 평화 조약 체결 조건에 대해 따로 말하지 않겠다. 우리의 주된 목표는 러시아 연방의 안보를 보장하고, 민족적 정체성이나 러시아어 사용 인구에 대한 억압 및 차별, 우크라이나 정교회에 대한 박해, 즉 우크라이나에서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 인권 침해를 종식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기본적인 조건이다. 영토적 경계에 대한 입장은 여러 차례 표명했다. 2024년 7월 러시아 외교부 확대 회의에서 러시아 대통령은 현재의 분쟁을 즉시 종식시킬 수 있는 러시아의 고려 사항들을 발표했다.

알려진 바와 같이 건설적이고 성공적으로 진행된 알래스카 회담에서 미국 정부는 분쟁을 야기한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한 채 휴전을 선언하는 것보다 평화 정착을 위한 모든 주요 매개 변수들을 먼저 합의하는 것이 논리적이라는 우리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것이 우리가 현재 처한 상황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최고위급 회담이나 평화 조약 체결을 기대할 수 있나? 평화 조약이 체결된다면, 그것이 러시아의 극동 전략과 한국에 대한 외교 정책에 변화를 가져올까?

=이미 러시아 연방의 기본적인 조건들을 언급했다. 우리의 목표는 러시아 연방에 대한 안보 위협과 러시아어 사용 인구에 대한 차별을 종식시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측의 발표로 미루어 볼 때, 그들은 아직 관련 러시아의 우려를 고려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정상 회담은 언론에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이미 합의된 내용을 확정하고 실질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철저히 준비되어야 한다. 우리가 이해하기로는 러시아 측이 확실히 승리하고 있는 현재의 분쟁에서 모든 당사자의 이익과 현재의 현실을 고려한 타협에 기초한 실질적인 합의에 도달할 준비가 되었을 때 최고위급 회담이 실현될 수 있다.

이 분쟁이 끝났을 때 한국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러시아 연방에 물어볼 질문이 아니다. 나는 현재의 우리 관계가 유감스럽게도 비우호적으로 된 것은 러시아 측의 선택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 중 일부인 이스라엘은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지 않았고 비우호국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도 우리에 대한 제재를 부과하지 않았고 비우호국 목록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국은 집단 서방 국가들의 제재 정책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우리에게 제재를 가한 모든 국가들은 러시아 연방에 대해 비우호적인 행동을 하는 국가 목록에 포함되었다. 이것이 미래에 어떤 식으로 바뀔지는 러시아 측에 물어볼 질문이 아니다.

주한 러시아 대사로서 나는 물론 양국과의 관계가 개선되어 건설적인 발전 궤도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우리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몇 가지 기회는 여전히 있다. 조금 앞서서 말하자면 그 기반은 유지되고 있다. 우리는 한국의 접근 방식이 이미 우리 관계의 기반 자체를 파괴하여 건설적인 협력을 재개하기가 매우 어려워진 대부분의 서방 국가들의 접근 방식과는 상당히 눈에 띄게 다르다고 생각한다. 러시아와 한국과의 관계는 (서방에 비하면) 훨씬 좋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한러 정상회담 개최 의지는 얼마나 강한가? 한국이 비우호국가 목록에서 제외될 가능성은 있나?

=이미 이 질문에 답한 것 같다. 질문의 초점이 조금 잘못된 것 같다. 왜 푸틴 대통령만이 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하나? 우리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취할 수 없는 일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리에게 제재를 가하고, 양자 교류를 중단하고, 직항 항공편을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단행한 대한민국 정부가 바로 그 조치를 해야 한다. 그 조치는 러시아가 취한 것이 아니었다.

-모스크바-서울 직항 재개 협상이 진전되고 있나? 작년부터 협상 얘기가 흘러 나왔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결과가 없는 것으로 안다. 언제쯤 항공편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나?

=직항 항공편 재개가 양국 국민을 위한 양자 관계 회복에 중요한 단계라고 여러 번 말했다. 우리는 접촉과 항공편 재개에 관심이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하지만 알다시피 손뼉은 한 손으로 칠 수 없다. 아직 이 문제들에 대해 좋은 소식은 없다. 하지만 나는 낙담하지 않고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언젠가는 이 문제들이 해결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 문제에 대해 여러 번 말했다. 우리가 항공편 재개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에 대해 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한국 정부 측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몇 가지 어려움이 있다. 우리의 접촉에 관해서는 한국 측에 의해 중단되었다. 우리는 외교부 간 그리고 시민 사회 간의 대화는 유지하고 있지만, 예전에 매우 효과적으로 작동했던 양자 정부 간 관계 메커니즘은 유감스럽게도 대부분 중단되거나 보류되었다.

-러시아 전쟁 종식 기대감 속에서 LG전자,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들이 모스크바로 돌아와 공장 가동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이들 기업의 복귀 현황과 생산 시설 재가동에 대해 알고 있는게 있나?

=솔직히 말하면 그런 계획과 의도가 있다면 현재 상태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전반적으로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을 매우 마지못해 떠났다고 말할 수 있다. 러시아 시장은 물류, 높은 시장 규모, 그리고 러시아에서 한국 상품의 높은 인기로 인해 한국 기업들에게 매우 수익성이 높고, 심지어 프리미엄 시장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한국은 서방 기업들처럼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을 정치적 쇼로 만들지 않았다. 서방 기업들은 "돈은 냄새를 풍기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나중에 은밀히 우리 시장으로 다시 기어 들어와 몰래 돈을 벌려고 계속 시도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상당히 정직하게 행동했지만 본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떠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떠났고, 한국 정부의 제재 결정을 이행했다. 왜냐하면 그들이 러시아 연방에 가지고 있던 생산 시설을 동시에 우리 나라에 대해 부과된 제재 제한을 준수하면서 발전시키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러시아로의 수출이 제한된 품목 목록에는 약 1400개의 품목이 포함된다. 주로 한국 수출의 기반이 되는 첨단 기술 제품들이다.

-전쟁 중 한국 기업들의 러시아 활동은 크게 줄었고, 그 자리를 중국 기업들이 차지했다. 만약 한국 기업들이 모스크바로 복귀하기로 결정한다면, 러시아 정부는 세금 및 제도적 지원 조치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나? 한국이 러시아 시장에서 잃어버린 위치를 되찾을 수 있다고 보나?



=마지막 질문부터 답하겠다. 한국 기업들은 위치를 되찾을 수도 있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당신이 맨 처음에 정확히 언급했듯이 시장은 대부분 잃었고 우리 속담에 성스러운 자리는 비어 있지 않다는 말이 있다. 유사한 제품을 생산하는 경쟁사들은 종종 품질은 떨어지지 않으면서 더 매력적인 가격을 제시하며 한국 제조업체들이 러시아 시장에 남겨둔 틈새를 실제로 차지했다.

하지만 한국은 우리에게 제재를 가했고, 러시아 시장에 있는 여러 합작 기업들의 가동을 중단시켰다. 이는 러시아 산업에 상당한 어려움을 초래했고, 사회 부문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한국 친구들은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돌아와라고 외치며 한국 기업들을 러시아 시장으로 불러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식으로는 작동하지 않는다. 사실 질문은 다르게 제기되어야 한다. 러시아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혜택으로 한국 기업들을 유치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한국 측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부터 질문해야 한다.

-러시아 시민들에게 한국 상품과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여전히 남아있나?

=이 질문에는 마침내 긍정적인 답을 줄 수 있겠다. 기쁘게 말하겠다. 그렇다. 남아 있다. 러시아인들은 한국 상품과 한국 브랜드를 좋아한다. 더구나 현대, 기아, 삼성, LG는 제재에 동참해서 이들 제품이 예전보다 적은 양으로 더 높은 가격으로 러시아 시장에 들어오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러시아에서 인기가 많다. 그리고 특히 식품과 화장품 분야의 많은 새로운 한국 브랜드들이 매우 유명하다. 한국 화장품은 프랑스 화장품을 밀어냈다. 나는 이것이 아주 올바르다고 생각하는데 한국 화장품이 더 좋고 더 싸기 때문이다. 프랑스 화장품은 우리를 평생 속여왔다. 우리는 한국 화장품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에 세 배나 비싼 돈을 지불했다. 이제 러시아 소비자들, 특히 우리 여성들은 한국 화장품을 맛보았고 아주 마음에 들어했다.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시장에 계속 남아 있는 회사들이나 제재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들은 대부분 매우 잘나가고 있으며 오히려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러시아 시장을 잘 개척하고 있다.

한국 소주는 러시아에서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한국 문화, 한국의 소프트 파워, 한국어는 지금 러시아에서 매우 인기가 있다. 러시아 사회의 한국에 대한 태도는 꽤 긍정적이며, 한국인들의 러시아에 대한 태도도 긍정적이라고 말해야겠다. 이것이 우리가 미래에 우리의 관계를 더 순조롭게 회복할 수 있게 해주는 기반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이 양국 관계의 토대를 잘 보존할 수 있게 해줬다. 이것은 매우 긍정적인 요소이다.

-러시아 정부는 북극항로 개발을 국가 발전의 우선순위로 정하고, 이 분야에 상당한 국가적 지원을 집중했다. 올해 5월에는 북극항로 개발을 위한 보다 업데이트된 국가 프로그램이 발표되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북극항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북극항로 개척을 핵심 국정 과제 중 하나로 포함시켰다. 러시아 정부는 북극항로 개발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나?

=북극항로에 대한 관심이 정말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이 항로는 틀림없이 미래의 중요한 수송 동맥이다. 극동, 아시아 지역에서 유럽으로 가는 다른 어떤 해상 경로보다 더 짧고 더 안전하다. 물론 그곳의 자연 조건은 상당히 혹독하지만 관련 인프라는 잘 구축되고 있다. 당신의 말이 맞다. 이것은 러시아 연방의 전략적인 국가 과제이며,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면 우리 관계를 어떻게든 회복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예전에 한국과 협력하기를 원했고, 조선 분야에서 한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선택했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 체결된 계약을 중간에 포기한 한국 기업들의 철수는 러시아에 상당한 경제적 타격을 입혔다. 다시 한 번 더 강조하지만 러시아는 한국과 조선 산업을 발전시키기를 원했고 이는 북극항로 운항을 위해서도 필요했다. 그래서 이런 상황이 바로잡히기를 바란다. 북극항로 문제는 오늘날의 문제만이 아니라 전략적인 미래이기 때문이다. 전략적인 미래에는 지혜가 우세하여 우리 관계가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돌아와서 북극항로 분야에서 생산적인 협력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로 9월 초에 매년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이 열리며, 여기에서 북극항로 개발 주제가 논의된다. 만약 한국이 이 문제에 그렇게 관심이 있다면, 관련 부처들을 통해 동방경제포럼 작업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이 주제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는 한 가지 방법일 뿐이다.

-러시아는 북한과의 접경 경제 협력, 특히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다. 한국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의향을 표명하고 있다. 서울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다면 '나진-하산' 철도의 효율적인 사용에 대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나?

=내가 알기로는 한국은 북한에 대해 자체적인 제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산-나진' 프로젝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북한에 대한 국제 제재에서 제외되었고 이를 통해 러시아에서 제3국으로 석탄을 수출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관련 결의가 채택된 이후 단 한 번도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러시아 석탄은 이 항구를 통해 한국으로 공급되지 않았다. 미래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이것은 더 복잡한 문제인 것 같고, 사실은 오래전에 필요했던 북한에 대한 제재 재검토 문제이다. 여기서 어떤 움직임이 있다면 아마도 '나진-하산' 프로젝트와 다른 프로젝트들이 더 생산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한반도 상황이 상당히 긴장되어 있다. 최근 며칠간 한반도 영토에서 미국이 참여한 대규모 훈련의 다음 단계가 끝났는데, 이는 북한에 의해 자신들의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나진-하산'을 포함한 북한이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젝트의 경제 발전 전망이 여전히 상당히 긴장된 한반도 상황 완화 전망에 좌우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협상은 중단되었지만, 전쟁 전 러시아가 여러 아시아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고려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협상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입장은 어떤가?

=러시아는 유라시아 경제 연합(약칭 ЕАЭС)이라는 국제 경제 연합의 회원국이다. 러시아 외에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가 가입되어 있다. 유라시아 경제 연합은 여러 아시아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는데, 일부는 발효되었고 일부는 아직 발효되지 않았다. 특히 베트남, 싱가포르, 이란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었고 세르비아, 중국, 몽골, 아랍에미리트를 포함한 여러 다른 국가들과는 협력 협정을 맺었다.

만약 한국이 유라시아 경제 연합과 관계를 발전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면 우리는 물론 매우 환영한다. 하지만 우리는 무역 및 경제 협력의 기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전까지는 더 높은 형태의 통합으로 나아가는 것을 상상하기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아마도 단계적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현재 존재하는 문제들을 해결해야만 그 후에 더 진보된 형태의 경제 협력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전쟁이 끝난 후 러시아와 한국의 경제 협력이 무역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 에너지 안보,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가능할까? 2018년에 열렸던 제17차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 이후 회의가 더 이상 열리지 않고 있다. 이러한 고위급 양자 메커니즘의 재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좋은 질문이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러시아가 과거에 첨단 기술 분야에서 우리의 한국 파트너들에게 시장과 지식을 매우 아낌없이 그리고 폭넓게 열어주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원자력 에너지 분야의 협력이 포함되며, 이는 비록 규모는 작아졌지만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우주 분야의 협력도 있다. 러시아 연방은 당시 한국 파트너들이 우주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매우 적극적이고 생산적으로 도왔다. 최초의 한국인 여성 우주 비행사가 러시아 로켓에 탑승하여 우주로 올라갔다는 사실을 기억할 수 있다. 우리 두 나라 사이에 한때 존재했던 생산적이고 다각적이며 상호 이익이 되는 상호 작용의 다른 많은 예들이 있다.

물론 당신의 의견에 동의한다. 어떤 형태의 협력이든 재개하려면 지금 중단된 국가 간 수준의 대화가 필요하다. 우리는 정부 간 위원회 회의를 오랫동안 갖지 못했다. 그 활동은 한국 측에 의해 중단되었다. 고위급에서 진행되었던 좋은 형식인 '지역 간 협력 포럼'도 있었는데, 이 또한 한국 측에 의해 중단되었다. 이러한 대화 메커니즘이 작동된다면 실질적인 상호 작용을 복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이것이 유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러시아와 한국 국민 간의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을 비롯해 과학, 관광 분야의 교류가 크게 줄었다. 많은 한국 학생들이 러시아 대학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러시아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어 하지만 지금은 많이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 정부는 민간 교류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

=바로 문화 및 인문학 분야에서는 우리에게 아직 협력이 남아 있다. 물론 이것은 정부 간 또는 정부 차원의 상호 작용 메커니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비정부 기구들의 직접적인 접촉과 이니셔티브를 통해 이루어진다. '대화 러시아-한국'이라는 좋은 시민 사회 소통 형식도 활동을 유지하고 있다. 나는 왜 한국 학생들이 러시아로 갈 수 없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한국의 언론이 러시아에서는 모든 것이 복잡하다고 그들을 겁주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언론 자체라기보다는 한국에 나타나는 서방 신문 기사들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러시아 경제는 성공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러시아 교육은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다른 나라의 교육에 비해 질이 높고 비용도 상당히 저렴하다. 많은 한국 학생들이 러시아에서 계속 교육을 받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제한은 없다.

아마도 국가 차원의 장학금 프로그램은 잠시 중단되었을 수도 있다. 그건 사실이다. 하지만 관광 목적으로도 러시아에 가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직항 항공편이 없기 때문에 조금 더 복잡하기는 하지만, 해결 불가능한 문제는 아니다. 우리에게는 무비자 제도가 유지되고 있으며, 러시아 관광객들은 실제로 꽤 활발하게 이곳으로 계속 오고 있다. 러시아에 오는 한국 관광객 수는 예전보다 상당히 적어졌으며, 한국 학생 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하지만 한국에 많은 러시아 학생들이 오고 있으며, 이러한 교류는 계속되고 있다. 물론 더 많은 재능 있는 젊은 한국 친구들이 러시아로 가서 러시아 또래들과 교류하고, 좋은 러시아 교육을 받는다면 우리는 기쁠 것이다. 우리는 이를 전적으로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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