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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 어느 섬의 야심찬 쥐 박멸 계획

쥐를 없애면 고유종이 번성할 것이다

태즈먼 해의 초승달 모양의 화산섬인 로드 하우 섬. 이 섬에 쥐가 처음 상륙한 것은 1918년 어느 배가 이 섬에 도착하면서였다. 쥐를 억제할 포식자가 없었으므로, 쥐는 고유종 곤충과 새들을 엄청나게 잡아먹었다.







그러나 고유종이 전멸하지는 않았다. 지난 10월, 연구자들은 멸종한 것으로 여겨졌던 곤충 종인 로드 하우대벌레가 인근 섬에서 발견되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가재를 닮은 이 덩치 큰 곤충을 현재의 로드 하우에 다시 입식시키는 것은 무의미해 보인다.

오키나와 과학 기술 대학원 대학의 생태학 및 진화학 교수인 알렉산더 미헤예프는 쥐들이 곤충을 사탕처럼 먹어버릴 것이라고 말한다. “소세지만한 크기의 이 곤충들은 무방비 상태다. 쥐들에게 최고의 간식거리다.” 나무를 먹는 바퀴벌레 등의 다른 생물종들도 로드 하우 섬에서는 멸종 위기종이다. 쥐들은 새알도 먹는다. 쥐들이 존재하는 한 이 섬에 있던 고유종을 다시 입식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로드 하우 섬 위원회는 쥐의 멸종 계획을 짰다. 현재 섬은 인구 거주 지역만 쥐 구제를 하고 있다. 섬의 육지 면적의 15%에 불과하다. 그러나 내년 6월 오스트레일리아의 겨울부터는 헬리콥터를 사용해 브로디파쿰이라는 독극물이 든 시리얼을 살포할 것이다.

이 물질은 혈액 응고를 막는다. 따라서 쥐들이 이 물질을 섭취하면 내출혈로 죽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쥐들이 내성을 키울 가능성도 높다. 때문에 뉴욕시는 여러 종류의 살서제를 섞어서 사용했고, 그 외에도 드라이아이스와 피임약, 적절한 위생 기술 등 여러 가지 기술로 쥐를 구제하려고 했다. 위원회는 이 섬의 모든 쥐를 일거에 전멸시키려고 이 살서제 작전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그래봤자 브로디파쿰에 덜 민감해 죽이기 힘든 새로운 세대의 쥐만 만들어낼 것이다.

다른 섬들도 쥐의 전멸을 시도해 왔고, 성공률은 약 80% 정도다. 전 세계에는 성공 사례가 700건이 넘고, 실패 사례도 종종 있다. 미국 어류 및 야생동식물 보호국은 알래스카의 어느 섬(과거 쥐 섬이라는 이름으로까지 알려져 있던)의 쥐를 전멸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살서제를 먹은 새들도 많이 죽었다. 이 섬의 대머리 독수리 개체수는 원래 24마리이던 것이 불과 2년 만에 멸종 직전까지 갔다. 5년 후에는 개체수가 회복되어 약 10마리 정도가 되었다.

다른 많은 새들도 번창하기 시작했다. 새의 개체수가 줄어들지 않게 하기 위해 로드 하우 섬 위원회는 로드 하우섬 뜸부기 등 취약한 종을 살서제가 살포되지 않는 섬의 특정 지역에 가둬놓을 계획이다.




북동쪽에서 바라본 로드 하우 섬. 이곳에 쥐들이 존재하는 한 섬에 있던 고유종을 다시 입식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작고 적응력이 뛰어난 쥐라는 생물을 전멸시키는 계획은 난이도가 높다. 또한 살서제 살포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얻는 것도 힘들다. 예산을 모으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쥐 박멸의 비용과 이득을 예측하기 위해, 로드 하우 위원회는 무정형 이익(생물다양성과 리크리에이션 등)의 계량화 전문 기업을 고용했다. 로버트 길레스피는 “평가할 수 없는 가치는 0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길레스피는 비용을 예측하기 위해 오스트레일리아 과학자들이 실시한 어떤 설문 조사 결과를 참조했다.

멸종 위기종을 보호하기 위해 얼마만한 돈을 내겠냐는 내용의 설문 조사였다. 그는 오스트레일리아인들은 섬의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돈을 낼 의지가 높다고 말한다. 로드 하우 섬 위원회는 900억 오스트레일리아 달러(미화로 약 700만 달러)를 이 프로젝트에 지원했으며, 그 대부분은 오스트레일리아 정부의 보조금이었다.

로드 하우의 생물종 중 다수는 이미 완전 멸종해 버렸다. 그 중에는 흰목 비둘기, 머리 빨간 잉꼬, 로드 하우 찌르레기, 로드 하우 뉴질랜드 솔부엉이 등이 있다. 그러나 쥐 박멸 프로젝트는 지금 남아 있는 로드 하우섬의 생물종을 구할 기회를 줄 것이다. 미헤예프는 “멸종된 종을 다시 살릴 기회는 거의 없다. 로드 하우 대벌레는 그 귀한 두 번째 기회다”라고 말한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By Ellen Airh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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