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고전에 환매 몸살을 앓았던 공모주펀드가 연말 상장기업의 주가 상승과 사상 최대 공모 규모 기록에 반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공모주펀드는 최대 90%가량을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 10%가량을 공모주에 투자해 초과수익을 올린다. 안정적인 채권수익을 바탕으로 초과수익을 노리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박스권 장세에서는 인기를 끌었지만 올해 글로벌 증시가 강한 상승세를 타며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했다. 롯데호텔 등 대어급 기업공개(IPO)가 미뤄지고 상반기 상장된 공모주의 주가가 지지부진하며 펀드 수익률 역시 금리 수준조차 따라가지 못했다. 더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에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채권 수익률도 힘을 쓰지 못했다. 지속적으로 환매가 늘어나 연초 5조원을 넘겼던 공모주펀드 자금은 2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연말 상장된 기업의 주가상승과 사상 최대 규모의 공모 규모 소식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선 모습이다.
29일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KFR)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국내 공모주펀드 97개의 연초 후 평균 수익률은 4.16%를 기록했다. 6개월 전 1% 초반대의 연초 후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상승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물론 같은 기간 19.32%의 수익을 올린 국내 주식형펀드에 비해서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국내 채권형펀드가 1.02%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공모주를 통한 초과수익 달성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3개월 평균 수익률도 1.96%로 호전되고 있다. 올해 들어 공모주펀드가 3개월 내 수익률이 1%를 넘기기 시작한 건 이달 들어서부터다. 2014년 12월 제일모직이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두 배 이상 급등하며 공모주펀드 수익률이 월 2.43%를 기록한 후 월간 기준으로도 1%를 넘긴 적이 없었다.
하반기 들어 코스닥시장에 알짜 기업 상장이 이어지면서 수익률 반등에 힘이 실렸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한 대어급 IPO 기업은 크게 줄어들었지만 코스닥시장의 올해 공모총액은 3조5,05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9.4%가량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넘겼다. 코스닥에 상장된 공모주 평균 수익률도 26일 기준 지난해에 비해 2배가량 증가한 38.7%를 기록 중이다. 최근 상장된 티슈진(950160)은 공모가 2만7,000원에 비해 64.8%, 스튜디오드래곤(253450)은 3만5,000원보다 77.4% 상승하며 힘을 실었다. 상반기에 상장된 앱클론(174900)의 경우 공모가 대비 512%로 주가가 올랐고 알에스오토메이션(140670) 258%, 하나머티리얼즈(166090) 190%, 와이엠티(251370) 105.9%,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133% 등은 100% 이상 주가가 상승했다. 수익률 개선 조짐에 1년 새 2조8,937억원이 빠져나간 자금도 최근 1개월 동안에는 13억원이 유출되며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운용사 관계자는 “내년 SK루브리컨츠와 애경산업·교보생명 등도 IPO시장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공모주펀드로 온기가 확산될 것”이라며 “노랑풍선·바디프랜드·툴젠 등 알짜기업들의 상장으로 공모주펀드의 면모가 새로워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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