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9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겨냥해 “(대통령의)지시와 의견개진이 헷갈린다면 국무회의에서 발언할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개인 정치 하지 마라'는 질책을 받자 자신은 방통위 정상화를 위해 발언한 것이지 자기 정치를 한 게 아니라고 반박하는 내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게재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위원장의 SNS과 관련한 질문에 “두가지 오류사항을 짚겠다”며 “잘못된 부분을 정정하다고 했는데 올바르지 않다. 지시와 의견개진이 헷갈린다면 국무회의에서 발언할 자격이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새벽 자신의 SNS에 올린 '자기 정치는 없다'는 제목의 글에서, 먼저 논란이 됐던 '방통위 방송법'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이 위원장은 "대통령에게 방송장악 의사가 없다는 보도가 나온 뒤, 나 역시 방통위 차원에서 개선안을 만들어 보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국회에서 관련 의견을 물었기에 대통령의 지시를 공개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시한 것이 아니라 의견을 물었다고 설명했는데, 지시한 것과 의견을 물은 것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또 "방통위원장은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배석자로서 발언권은 가진다"며 "방송3법의 급작스런 상임위 통과와 관련해 소관 기관장으로서 설명은 권리이자 의무이기에 대통령에게 의견을 보고하려 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에 강 대변인은 “이 위원장은 의결권 없고 발언권이 있지만 (국무회의를)주재한 대통령이 (발언권을)부여할 때 발생하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은 이 위원장에게)모든 국무회의서 발언권을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공개 회의 내용이 먼저 노출돼서 일종의 방통위원장과 관련 부분만 개인정치 활용되는 부분이 있었다”며 “(국무회의)참석과 관련해선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전날 감사원으로부터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며 주의 처분을 받았으나, 이날 올린 SNS 글에 이와 관련한 입장이나 유감 표명은 담겨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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