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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장이 된 분식집 아줌마, 세계가 인정한 리더로 떴다

‘세계 여성기업인 대상’ 박춘희 송파구청장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도 1월 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국내 여성 지방자치단체장 중 성공적인 임기를 보내고 있는 대표적 인물 중 한 명이다. 여성·아동친화, 국제관광도시 전략 등 지난 8년 간 그녀가 보여준 성과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최근 한국인 최초로 ‘세계 여성기업인 대상’을 수상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박 구청장에겐 수상의 영광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 있다. 자신의 재임 기간 성과가 90%가 넘는 구정 만족도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포춘코리아가 글로벌 여성 리더로 주목받고 있는 박춘희 송파구청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지난 12월 중순 송파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박춘희 송파구청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담당 기자가 엄지손가락을 추켜 세울 정도로 박 구청장은 촬영 내내 자연스러운 미소를 보여줬다.





2017년 11월 1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메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에서 ‘스티브 어워드(‘비즈니스계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상)’ 중 하나인 ‘세계 여성기업인 대상’ 시상식이 개최됐다. 시상식 열기가 한층 고조되기 시작할 무렵, 한 동양 여성이 수상을 위해 행사장 무대 위로 올랐다. 진행자로부터 트로피를 전달받은 그는 다소 긴장한 듯 떨리는 말투로 ‘땡큐’를 외치며 수상소감을 말하기 시작했다. “이번 수상의 기쁨을 67만 송파구민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구민 모두가 행복하고 편안할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행복도시 송파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양손을 번쩍 들며) 정말 감사합니다.” 짧은 수상소감이 끝나자 관중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무대 아래로 내려가는 그의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가득했다.

수상의 주인공은 박춘희(64) 서울 송파구청장. 박 구청장은 세계 각국의 여성 임원, 여성 기업가, 여성이 운영하는 조직을 대상으로 선정 작업이 진행된 이번 세계 여성기업인 대상에서 ‘올해의 여성 혁신가(Female Innovator of the Year)’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박춘희 구청장뿐 아니라 송파구청 역시 공공서비스 분야 커뮤니케이션 및 마케팅 부문에서 은상을, ‘올해의 조직’과 ‘지역사회업무’ 부문에서 각각 동상을 수상했다. 이는 그동안 송파구청이 추진해온 여성친화도시, 아동친화도시, 국제관광도시 등 다양한 정책의 혁신성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지난 12월 중순, 서울 송파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박춘희 구청장은 이번 수상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인 최초로 ‘세계 여성기업인 대상’을 받아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었습니다. 특히 지난 7년 여 재임 기간 동안 여성 구청장으로서 펼쳐온 그간의 노력이 한국을 넘어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송파구가 ‘국제도시’ 송파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더욱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박춘희 구청장이 세계 여성기업인 대상을 수상한 직후 환호하고 있다.


여성 구민과의 소통을 위해 마련한 ‘여성집담회’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박춘희 구청장.



‘여성이 살기 좋은’ 송파를 꿈꾸다

기자는 송파구민이다. 집에서 건널목 하나만 건너면 바로 송파구청이 있다. 그런데도 행정업무 때문에 구청을 찾는 일은 거의 없었다. 많고 많은 지자체 중 우연히도 거주지 지자체장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돼 퍽 의외라는 생각을 갖고 구청을 방문했다. 인터뷰 전 송파구청 관계자에게 꽤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송파구청이 외부 기관에 의뢰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구민 중 약 92%가 현재 송파구의 구정 수행에 만족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또 송파구민 10명 중 9명은 앞으로도 송파구에 계속 거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박춘희 구청장은 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직원들의 열정적인 헌신과 구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발판으로 송파구가 ‘대한민국 대표 도시 송파’라는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갔습니다. 정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요. 대외적으로 구정을 높게 평가해주신 건 매우 긍정적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지난 민선 6기가 출범한 2014년 이후 UN공공행정대상, 광저우 국제도시혁신상 등 각종 대내외평가 및 공모사업에서 약 280여 개의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에겐 이 같은 수상 실적보다 구민들께서 보여주신 구정에 대한 높은 만족도가 더욱 뿌듯하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남은 재임 기간 동안 송파구민들의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박춘희 구청장은 그 동안 ▲여성친화도시 ▲국제관광도시 ▲아동친화도시 등 주요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구정을 이끌어왔다. 그리고 이들 정책의 실행과정에서 실제 송파구의 전반적인 ‘삶의 질’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 성과의 경우, 해외 도시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로 혁신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여성친화도시’ 정책이다. 박춘희 구청장은 재임 기간 내내 송파구를 ‘여성친화도시’, ‘여성이 안전한 도시’로 만드는 데 주력해왔다. 송파구청이 ‘올해의 조직부문(Organization of the Year)’에서 동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여성친화’ 정책이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여성친화도시는 송파구 여성정책의 방향성을 상징하고 있다. 지역정책과 발전과정에 여성과 남성이 균형 있게 참여해 여성역량 강화와 돌봄, 안전을 구현하는 것이 이 정책의 핵심이다.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송파구는 지난 10월 5개 분야에 53개 사업, 6개 지역 특화를 포함한 여성친화도시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이와 관련한 세부 정책 결정 과정에 여성공무원 참여비율을 확대하고, 위촉직 위원 중 여성 비율도 40% 이상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또 경력단절 여성의 취업 지원 및 사회진출을 돕기 위해 ‘송파여성경력이음센터’를 신설하고, 경력단절 여성들의 실제 취업·창업 과정을 원스톱으로 돕는 세부 계획도 마련했다.

이 밖에도 ▲성평등정책 추진 기반 구축 ▲여성의 경제·사회적 참여 확대 ▲지역사회 안전 증진 ▲가족친화 환경 조성 ▲여성의 지역사회 활동 역량 강화 등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다양한 여성친화 정책 가운데 박춘희 구청장이 가장 큰 공을 들인 사업은 출산장려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된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이하 산모건강증진 센터)’다. 이곳은 전국 최초의 구립 산후조리원으로 임신에서 출산, 육아까지 토털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박 구청장은 “양질의 서비스에도 2주 기준 190만 원이라는 저렴한 이용료로 주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며 “지자체 차원에서 이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 호기심을 느낀 국내외 관계자들의 방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 중국, 베트남, 이라크 등 다양한 국가 관계자들이 산모건강증진센터를 방문해 송파구만의 특별한 시스템과 인력구성 등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송파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산모건강증진센터 방문객들은 진료실, 초음파실, 채혈실 등 산모와 아기에게 필요한 의료 시설과 의료인을 두루 갖추고 있는 점에 놀라움을 드러냈다고 한다. 특히 일반 병원 못지않은 깔끔한 시설, 전문 의료진이 상주하며 감염 예방에 철저히 대응하고 있는 모습에 모두 엄지손가락을 추켜 들었다는 후문이다.

현재 산모건강증진센터는 임신 중인 산모 부부를 위한 예비 부모 교실과 임신 준비 운동 클리닉, 태교 뮤직 테라피, 모유수유클리닉 외에도 저염식 쿠킹 클래스, 임신성 당뇨 교실, 태교 푸드 테라피 같은 다양하고 전문화된 산전·산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완전 모유수유, 모자동실, 부모 교육 등에도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며 모유수유 실천에 앞장서는 공공산후조리원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박춘희 구청장은 송파구 여성친화정책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앞서 언급했던 것들 외에도 ‘여성이 안전한 도시’가 되기 위한 정책을 꾸준히 실행에 옮기고 있어요. 환경설계를 통해 범죄를 예방하는 ‘셉테드(CPTED)’를 도입해 CCTV, 메시지보안등, 반사경 등 보안장비를 꾸준히 구축하고 있죠. 그 밖에도 ‘여성이 안전한 화장실’, ‘안심귀가 서비스’, ‘여성안심택배 서비스’ 등이 여성 구민들의 큰 호응을 얻어 서비스 지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석촌호수에서 진행된 ‘스위트스완 프로젝트’ 관람객이 870만 명을 넘었다.


송파구 대표 축제 중 하나인 ‘석촌호수 벚꽃축제’ 모습.



랜드마크-전통축제 앞세워 ‘국제관광도시’ 도약

송파구청 바로 옆에는 서울의 대표적 랜드마크가 자리 잡고 있다. 바로 ‘롯데월드타워’다. 지상 123층, 높이 555m의 초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는 개장일(2017년 4월 3일) 기준으로 세계 초고층 건물 4위에 올라 있는 마천루다.



롯데월드타워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이 한 번 쯤 방문해야 하는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해 인근 석촌호수, 올림픽공원 등도 덩달아 국내외 관광객들의 집중관심을 받고 있다. 박춘희 구청장은 이들 관광객을 송파구 전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말한다. “저는 관광을 ‘굴뚝 없는 공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관광 자원 활용을 통해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죠. 지속적인 관광객 유입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이미지 향상에도 큰 역할을 한다고 믿고 있어요. 저희 송파구는 오래전부터 ‘국제관광도시 송파’라는 비전 아래 새로운 관광 자원 개발에 힘을 쏟아 왔습니다. 잠실관광특구를 중심으로 관광 자원을 발굴하고 연계한 결과, 송파구가 단순히 ‘경유하는 도시’가 아닌, ‘머무르고 싶은 도시’로 진화하고 있어요.”

실제로 박 구청장은 잠실관광특구를 중심으로 ‘석촌호수-석촌동 고분군간 관광명소거리 조성사업’, ‘방이맛골 관광명소거리 조성사업’, ‘야간 관광 명소화 조성사업’등 신규 관광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그녀는 “오는 2019년에는 석촌호수에서 두바이 버즈칼리파 분수, 미국 벨라지오 호텔 분수에 버금가는 대규모의 음악 분수를 만나볼 수 있게 된다”며 “송파구는 이를 통해 세계적 관광지로 한 단계 더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는 구민임에도 불구하고 송파구 곳곳을 탐방해본 적이 없다. 일년 내내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는 건 알았지만 직접 참여해 본 경험은 전무했다. 그래서 박춘희 구청장에게 구민인 기자와 송파구를 방문할 타지인들에게 추천해줄 만한 관광 행사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박 구청장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한성백제문화제’를 꼽았다.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애착이 가는 행사는 오랜 기간 송파구를 대표해온 ‘한성백제문화제’입니다. 한성백제시대 500년 간 도읍지였던 송파구는 지난 1994년부터 한성백제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한성백제문화제’를 개최해왔습니다. 방문객들은 약 4일 간 진행되는 축제를 통해 2,000 년 전 송파에 도읍을 정하고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한성백제 시대의 재현된 모습을 살펴볼 수 있죠. 융성했던 한성백제 혼을 채화하는 혼불채화식을 시작으로 4일간 이어지는 다양한 행사는 관광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성백제문화제는 ‘축제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세계축제협회(IFEA) ‘피나클어워드’에서 5년 연속 수상에 성공하며,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체험형 역사문화축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요.”

송파구청은 국제관광도시 정책에 기초한 관광프로젝트 외에도 의미 있는 이벤트성 행사를 지속적으로 기획·개최하고 있다. 지난 6월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1,625명이 함께하는 평화공감, 통일 대합창’ 행사가 대표적이다. 당초 1,625명이 함께하는 합창행사로 기획됐지만, ‘평화통일 염원’이라는 주제에 공감한 신청자들의 참여가 쇄도해 실제로는 2,000여 명의 송파구민이 행사에 동참했다. 송파구 어린이합창단과 참석자들이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하는 것으로 시작된 이 행사는 ‘아름다운 강산’, ‘비목’, ‘홀로아리랑’, ‘내나라 내겨레’, ‘그리운 금강산’ 등의 합창으로 이어지며 절정으로 치달았다. 당시 행사에 참석한 구민들은 “공연장에 울려 퍼지는 웅장한 소리에 심장이 뛰고 울컥하는 벅찬 감동을 느꼈다”, “온 가족이 함께 참여했는데 너무 뜻깊고 즐거운 행사였다” 등 다양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박춘희 구청장은 이 합창행사에 대해 “지방자치 단체가 주관하는 통일 주제 대규모 주민 행사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이 남북통일 문제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채로운 행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대의 화두를 앞서 가는 구정 활동

지난 몇 년간 대한민국을 관통한 사회적 화두 중 대다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건 아마도 ‘안전’과 ‘소통’일 것이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3년 여가 흘렀지만 그날의 아픔은 여전히 대한민국 사회에 짙게 드리워져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미흡한 정부의 초기대응이 지금도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소통 역시 문제였다. 소통 부재가 각종 정치적·사회적 문제를 야기시켰고,그런 사회적 논란 속에 소통 능력은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부각됐다.

이는 박춘희 구청장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 2014년 송파구 일대에서 발생한 연이은 싱크홀 사고가 대한민국 전역에 ‘싱크홀 공포증’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많은 전문가들이 인위적인 개발공사에 따른 지반 침하라며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싱크홀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그럼에도 주민들의 공포심은 줄어들지 않았다.

이후 박 구청장은 발생 가능한 모든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적극적인 구민 대상 교육을 진행했다. 우선 송파구 마천동 인근 ‘송파 어린이안전교육관’을 리모델링·증축해 모든 시민들이 안전교육을 받을 수 있는 ‘송파안전체험교육관(이하 체험교육관)’으로 새 단장했다. 박 구청장은 말한다. “대형 교통사고와 재난 같은 위급 상황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당황하지 않고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선 평소에 안전사고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하죠. 송파구는 기존 어린이안전교육관을 증축한 체험교육관을 2018년 상반기 중 개관할 예정입니다. 실내와 실외 교육장으로 조성되는 지상 4층 규모 체험교육관은 기존 어린이 대상 종합 안전체험 교육 외에도 항공, 선박, 철도안전체험관, 안전교육실 같은 대형 교통재난 대비 안전체험 교육시설로 꾸려지게 됩니다. 전국 지자체 중 한 곳에서 대형교통수단 안전 체험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곳은 저희 체험교육관이 유일합니다. 저희는 이 체험교육관이 ‘365일 언제나 안전한 도시 송파’를 만들어 나가는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또 다른 화두인 소통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박춘희 구청장의 얼굴엔 금세 미소가 번졌다. 자신의 가장 큰 강점으로 ‘소통하는 큰언니 리더십’을 언급할 정도로 박 구청장은 소통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저 말 뿐인 이야기는 아닌 듯했다. 구청장 재임을 시작한 지난 2010년부터 박 구청장은 구청 직원들과의 ‘밥상머리 소통’을 비롯해 온·오프라인을 활용한 구민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소통을 화두로 진행한 ‘이웃 간 인사하기 운동’ 캠페인은 세계 여성기업인 대상에서 송파구청이 ‘지역사회업무’ 부문 동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이었다. 박 구청장은 “아무리 구에서 좋은 사업을 한다고 해도 그것이 구민의 마음에 와닿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구민에게 먼저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하다 보니 어느새 ‘소통의 대가’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고 말했다.

2018년은 지방선거가 있는 해다. 벌써 유력 시·도 자치단체장들의 거취에 대한 전망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박춘희 구청장은 어떤 입장일까? 기자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박 구청장은 자신 있게 3선 도전 의지를 피력했다. 박 구청장은 말한다. “송파구는 명실상부한 서울 동남권 경제·문화관광의 중심축이자 지속 가능한 도시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저에겐 송파의 미래를 꿈꾸는 것이 이미 일상이 돼버렸습니다. 구민들과 함께 송파가 뻗어 나가는 길을 만들어갈 준비도 되어 있고요. 구민들이 기회를 주신다면 한번 더 송파의 성장을 이끌어보고 싶습니다. 구청이 하는 일을 신뢰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시는 구민들의 마음을 잊지 않고, 송파를 품격 있는 대표행복 도시로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데 모든 열정을 쏟아내겠습니다.”




■ 분식집 사장 . 변호사 . 구청장…박 구청장의 파란만장 도전기

박춘희 구청장의 삶은 한편의 드라마와 닮아 있다. 대개 ‘드라마’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성공한 캔디스토리가 떠오른다. 하지만 박 구청장은 조금 달랐다. 눈물도 있지만 전반적으론 ‘유쾌한’ 성장드라마 느낌을 자아낸다.

30여 년 전만 해도 그녀는 대학가 앞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던 가게 사장이었다. 박춘희 ‘사장’이 운영하는 분식집은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 점심시간이면 몰려드는 학생들로 눈 코 뜰새 없이 바빴다. 번듯한 주방장과 서빙 직원이 있었지만, 밀려드는 손님 탓에 사장이 직접 김밥을 말고 라면을 끓일 정도로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그녀는 단 1년 만에 그 잘나가던 분식집을 접었다.

역설적으로 장사가 너무 잘 됐기 때문이었다. 어느 정도 생활에 안정이 생기자 그녀에게 제 2의 인생을 위한 도전 욕구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그녀가 선택한 것은 사법시험이었다. 그러나 생각만큼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다. 2~3년이면 꿈을 이룰 것이라 생각하고 시작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그럼에도 그는 정확히 10년을 꾸준히 도전해 49세에 최고령 사법시험 합격자 명단에 들 수 있었다.

어렵게 법조계에 들어온 박춘희 변호사는 그 후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무료 법률 상담과 국선 변호 등을 했다. 작은 사무실을 차리고 평범한 변호사의 삶을 살던 중 2010년 6·2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우연히 ‘한나라당 지방선거 클린공천 감시단’에 위촉되는 기회가 생겼다. 당시 한나라당은 여성전략공천지역인 송파구 후보를 찾는데 난항을 겪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당이 송파구에 거주하고 있던 당시 박 변호사에게 입후보를 제안했고, 고심 끝에 선거전에 뛰어들어 2010년 구청장에 오를 수 있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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