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이하 신과 함께)’이 올해 첫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몰이 중이지만, 모태펀드를 통해 이 영화제작을 지원한 중소벤처기업부는 영화관에서 여전히 하급 관청인 ‘중소기업청’으로 홀대(?)받고 있다. 중기청은 지난해 7월 숙원과제였던 장관급 부처로 승격하면서 중기부로 바뀐지 6개월이 지났지만, 이를 반영하지 못한 영화 배급사들은 아직도 오프닝 크레딧에 옛 이름인 중기청으로 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신과 함께’가 시작되면 영화 테마곡과 함께 대형 스크린 상에 배우들의 이름과 저작권자, 제작 투자자, 후원자 순으로 오프닝 크레딧이 지나간다. 끝부분에 이르면 후원자로 ‘중소기업청’이 등장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출자하고 민간 벤처캐피탈 회사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영화 지원 모태펀드를 중기부가 한국벤처투자에 위탁해 운용하고 있는 것을 알리는 크레딧이다.
지난해 7월 중기부의 기관명이 바뀌었지만, 대부분 한국 영화에서는 이처럼 중기청 표기가 바뀌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신과 함께를 관람한 1,000만 명 이상의 국민들의 머릿 속엔 여전히 중기부가 아닌 중기청이 각인되고 있는 것.
중기부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중기청에서 장관급 부처로 승격하고, 혁신성장을 이끌 핵심부서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정작 도움을 받고 있는 영화업계에서는 바뀐 이름을 인지하지 못할 만큼 존재감 없이 굴욕(?)을 당하고 있는 모양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