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주요 그룹이 ‘2018년도 정기인사’를 마무리한 가운데 이번 인사를 관통한 핵심 키워드는 ‘세대교체’와 ‘성과주의’로 요약됐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젊은 피’ 50대 경영진이 대거 발탁된 것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기에 맞춰 연구개발(R&D) 인력과 현지 경영을 위한 외국인도 중용됐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등 삼성전자 사장 승진자 7명 전원이 50대로 이들의 평균 연령은 55.9세에 불과했다. LG전자의 권봉석·권순황·박일평 사장 승진자도 모두 50대였다. GS그룹에서도 55세인 정찬수 ㈜GS 부사장과 김형국 GS칼텍스 부사장을 사장으로 올리는 등 세대교체 바람이 거셌다. 성과주의 원칙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 4명의 사장 승진자를 비롯해 무려 99명이 승진하고 SK그룹은 하이닉스와 이노베이션에서, GS그룹은 칼텍스에 승진자가 몰린 데서 분명히 드러났다.
R&D 인력도 약진했다. 현대차그룹은 전체 승진자 중 R&D 부문 비중이 최근 5년래 최대인 44.2%였다. 삼성전자에서 첫 외국인 사장이 된 팀 백스터(북미총괄)와 현대차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루크 동커볼케 현대디자인센터장 등 외국인도 존재감을 한껏 높였다.
선우영 롯데롭스 대표가 롯데그룹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되는 등 여성 임원의 승진도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와 LG그룹은 각각 7명의 여성 임원 승진자를 배출했다. 외부 인재의 과감한 발탁도 빼놓을 수 없다. LG전자는 최고기술책임자(CTO)에 파나소닉·하만 등에서 잔뼈가 굵은 박일평 사장을 임명했고 한화그룹은 ㈜한화 화약 부문 대표에 삼성전자 부사장을 지낸 옥경석 사장을 선임했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세대교체·신상필벌을 바탕으로 한 성과주의가 인사의 주된 기조”라며 “신사업 발굴을 위한 인재 발탁에도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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