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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유럽공략·합종연횡·초대형 선대…현대상선 '골리앗 플랜' 시동

[윤곽 잡힌 '정부 해운재건 5개년 계획']

현재 몸집으론 생존율 제로…규모의 경제에 방점

내달부터 최대 2만2,000TEU급 선박 20척 발주

유럽항로 겹친 2M서 독립…이스라엘 등과 협력 모색





사실상 유일한 대형 원양국적선사인 현대상선(011200)이 이르면 다음달부터 컨테이너(20피트 기준) 2만2,000개를 운송할 수 있는 초대형 선박 발주에 나선다. 현대상선은 초대형선을 앞세워 오는 2020년까지 유럽항로 신설과 해외 선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영향력을 키운 뒤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머스크·MSC)을 떠나 새로운 동맹 재편을 위해 합종연횡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이르면 이달 말 ‘뉴스타트 한국 해운재건 5개년계획’을 발표한다. 해수부의 한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최종안을 조율하고 있다”며 “협의에 따라 이달 말 발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해운 재건 5개년계획이 발표되면 지난 5일 강준석 해수부 차관을 수장으로 출범한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위원회가 금융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공사는 자본금(3조1,000억원)의 4배까지 공사채를 발행해 최대 12조원의 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 해수부는 올해 50척 규모의 발주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공사가 무너진 한진해운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출범한 만큼 해운 재건 계획 발표 이후 곧바로 원양국적선사 현대상선을 공룡화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의 한 관계자는 “재건 계획이 나오면 현대상선도 생존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이 해운 재건 계획에 맞춰 내놓을 미래 비전은 ‘초대형 선대, 유럽 공략, 합종연횡’으로 압축된다. 우선 현대상선은 3월께부터 2만2,000TEU급 선박을 최대 12척, 1만3,000TEU급 선박 8척 등 총 20척 규모의 대규모 발주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현대상선이 지금의 덩치로만 세계 해운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큰 배를 지어 한번에 많은 짐을 운반하는 규모의 경제가 이미 시장의 룰이 되면서다. 같은 동맹인 2M의 머스크는 배만 786척, 선복량(적재 능력)이 423만TEU(발주·용선 포함), MSC는 318만TEU에 달한다. 중국의 코스코도 올해 홍콩 OOCL을 합병해 선복량이 255만TEU, 일본 선사 3곳이 합쳐진 ONE은 150만TEU까지 덩치가 커진다. 선복량이 43만TEU에 불과한 현대상선은 꼬마 수준이다. 업계는 앞으로 2~3년 후에는 선복량 100만TEU급 선사 최종 6개만 생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상선은 1만~2만TEU급 선박 20척을 확보하면 선복량이 80만TEU급으로 커진다. 확보한 2만TEU급 초대형선의 목적은 유럽항로 신설이다. 국제무대에서 원양국적선사로 인정받으려면 아시아에서 북미 서부해안과 유럽, 그리고 미주 동부해안으로 가는 서비스가 필수다. 현대상선은 현재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노선 없이 2M의 배에 공간을 빌려(선복공유) 화물을 나르고 있다. 미주 동안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대형화한 현대상선은 1개 노선에 각 6척의 초대형선을 띄워 유럽항로 신설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주 동안은 이스라엘 해운사 짐라인(선복량 38만TEU)과 협력해 아시아 미주 서안-파나마운하-동안을 한번에 서비스할 것으로 예측된다. 파나마운하가 1만4,000TEU 선박이 다닐 수 있게 확장했기 때문에 8척의 발주가 예상되는 1만3,000TEU급 선박들이 이 서비스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3개인 현대상선의 북미항로 서비스가 1~2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모든 계획의 최종 종착지는 2M과의 결별이다. 유럽노선과 미주 동안을 운영하려면 2020년 4월까지 선복을 빌려 쓰기로 계약한 2M과 함께할 수 없다. 해운동맹은 재편되기 보통 1년 전부터 합종연횡을 시작해 출범 반년 전부터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에 결의안을 제출한다. 내년 초부터는 2M과 결별 작업에 들어간다는 얘기다. 해운동맹은 옛 한진해운처럼 중국·일본 선사와 연합해 유럽 선사들이 도전하고 있는 북미항로 장악력을 높이는 방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종길 성결대 동아시아물류학부 교수는 “현대상선이 유럽 노선 등을 신설하려면 영업력 강화가 필수”라며 “공룡화를 하려면 SM상선에 있는 옛 한진해운 인력들을 대거 흡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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