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과 아토피 피부염은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자가면역질환이지만 둘은 엄연히 별개다. 건선은 죽은 피부세포가 떨어져나가기 전에 새 피부세포가 과잉으로 증식하면서 발병한다. 주로 성인에게 생기고 발병 부위는 팔꿈치와 무릎이 많다. 두꺼운 각질이 쌓이다가 좁쌀 같은 발진이 일어나며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반면 아토피 피부염은 면역력이 떨어지는 영유아에게 주로 발병하고 손목과 발목에서 시작해 전신으로 퍼진다. 건선에는 없는 극심한 가려움증과 통증을 동반하고 심하면 진물까지 생긴다.
건선은 아토피 피부염보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덜 받지만 한창 사회생활을 하는 20~30대에게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우울증과 불안감·스트레스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대부분 치료 시기를 놓쳐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건선을 방치하면 무릎과 팔꿈치에 이어 두피로 퍼지고 건선성 관절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심하면 손톱이나 발톱에 구멍이 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의료계에서는 전 세계 인구의 2% 내외가 건선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본다. 건선의 원인으로는 음주, 흡연,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이 꼽힌다. 겨울철 건조한 날씨는 건선 증상을 더욱 악화시킨다. 실내온도를 20도 내외로 유지하고 실내습도는 60%로 맞추는 게 좋다. 최근에는 비만과 건선의 연관성이 입증되고 있어 조기에 치료하려면 살을 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대한건선학회에 따르면 국내 건선 환자 중 85%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법에는 약을 바르는 국소치료, 자외선을 쬐는 광선치료, 약을 먹는 전신치료 등이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치료를 진행해야 하기에 전문 의료진의 상담을 받고 꾸준히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
송해준 고대구로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은 한 번 걸리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환부를 만지거나 긁지 말고 피부에 자극을 주는 장신구나 복장을 피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건선이 관절염, 심혈관계 질환, 고혈압, 비만, 당뇨 등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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