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가 장외시장에서 2조원에 달하는 몸값으로 거래가 시도되고 있다. 암호화폐 열풍으로 8개월 사이 40배나 넘게 몸값이 부풀려졌지만 최근 시세하락으로 거품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두나무는 해외진출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의 초기 엔젤투자자들은 보유지분 매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수 지분 매각을 위한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약 2조원 안팎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암호화폐 거래가 크게 줄자 매수·매도자 간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2위권 암호화폐거래소 빗썸 운영사 비티씨코리아닷컴이 지난해 말 구주 매각을 추진할 당시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약 4,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던 만큼 4배가 넘는 몸값이다. 대략 발행주식 수가 58만주 정도인 만큼 2조원의 기업가치라면 1주당 가격은 344만원을 넘는다.
지난해 말부터 암호화폐 거래가 수직 상승하면서 두나무의 기업가치도 치솟았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과 업비트 거래대금 등 회사 사업 내용을 좀 더 봐야 하기 때문에 두나무 주당 가격은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가장 최근 두나무 지분 거래는 업비트 출범 이전인 지난해 6월이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30억원 규모의 두나무 공동창업자 구주를 매입했다. 당시 평가받은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500억원 수준이다. 2조원 거래가 성사되면 불과 8개월 사이에 기업가치가 40배나 뛰게 된다. 이는 직간접적으로 두나무 지분 22.8%를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의 시가총액 9조5,000억원의 20% 수준에 이른다. 카카오의 최초 두나무에 대한 투자금액은 1주당 6만5,000원선이다.
두나무가 운영중인 업비트는 지난해 10월 출시 직후 국내 암호화폐 열풍으로 세계 최대 암호화폐거래소로 올랐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업비트의 하루 거래금액은 1조원 안팎이다. 올해 초만 해도 거래대금 기준 전 세계 1위였지만 현재는 3~5위권으로 하락했다. 국내 점유율은 45% 수준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업비트는 매매 수수료 0.05%를 통해 수익을 낸다. 하지만 최근 암호화폐 거래가 급감하면서 업비트의 이익 수준도 하락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암호화폐 거래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업비트 거래대금은 하루 7조원 수준이었다. 수수료 수익만 일 70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2월 들어 시세가 하락하고 거래대금이 줄어들며 거래대금도 하루 1조원 수준으로 떨어지며 수익도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
업비트는 수익 확보와 몸값 올리기를 위해 해외 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위권 암호화폐거래소 코인원도 해외송금 서비스 플랫폼을 시작하며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업비트도 여러 방식을 통해 해외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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