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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일자리대책]"구인난 근본 처방전 아냐" 비판 쏟아낸 中企

숙련도 높아지면 임금보전 끝나

장기근속 유인할 지원책 담아야

정부가 내놓은 청년 일자리 대책에 대해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3년 후를 내다보지 못한 ‘반쪽자리 대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일시적 고용 효과는 있지만 중소기업이 직면한 구인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처방전은 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의 난방기기 제조업체 A사 김정기 대표는 “중소 제조업체들은 초임 직원에게 평균 2,500만원 내외의 연봉을 책정하는데 정부 지원금을 받으면 최저임금과 비슷한 수준에서 젊은 인력을 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며 “제조 현장의 신입 근속기간이 3년 이내인 만큼 그 기간만큼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다만 2~3년 지나 숙련도가 높아지는데 임금 보전이 3년으로 끝나면 이들을 붙잡아 둘 유인 수단이 없어진다”며 “당장은 매력적이지만 과연 고질적인 인력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회의적”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대책의 각론으로 들어가면 현장과 동떨어진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올 법하다. 정부는 지원금 지급에 ‘정규직 채용’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대부분 업체들이 신규 인력을 채용할 때 3개월 이상의 수습 기간을 두는 만큼 정부 지원을 통해 전체 인건비는 줄이더라도 이를 신규 채용 인력의 임금인상분으로 한정하는 것은 기존 인력과의 형평성에서 어긋난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장기근속을 유인할 수 있는 조건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부산의 보도블록 제조업체 B사 민형진 대표는 “중소기업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기근속을 유도할 수 있는 실질적인 고용지원책이 나와야 한다”며 “정부가 대책을 만들면서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봤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지방의 특수 상황에 대한 고려도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마산 주물단지의 주물업체 C사 허민수 대표는 “지방은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사람을 구할 수 없다”면서 “이번 대책도 수도권 중소기업에만 혜택을 줄 뿐 지방 기업에는 ‘남의 떡’이나 마찬가지”라고 하소연했다.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도 이번 대책에 대해 부정적 평가가 쏟아졌다.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것은 경력 관리나 복리 후생 등 다양한 이유 때문인데 정부가 3년짜리 한시적인 예산 지원으로 근본적인 해결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취업준비생 정해인씨는 “청년들은 삶의 질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한데 3년에 그친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 지급 같은 단기 처방은 인생을 장기적인 안목으로 설계하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청년 일자리 정책의 핵심은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이어야 한다”며 “중소·중견기업과 대기업의 초임 격차를 줄이는 것도 의미 있지만 직업의 지속 가능성과 안정성 제고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자리 대책은 입체적이어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인센티브형 고용지원금 중심 대책 이외에 중소·중견기업의 ‘강소기업화’를 지향하는 등 중소기업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해욱·정민정기자 spooky@sedaily.com 세종=임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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