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미 금리역전으로 또 하나 우려되는 것은 급격한 자본 유출입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높아지면서 그동안 신흥국의 매력을 보고 우리나라에 투자했던 외국인 자금이 대거 미국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인데요. 정부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어느 정도의 자본유출은 불가피하지만 급격한 유출이나 그로 인한 증시 폭락 등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0년 만에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역전됐지만 우려했던 대규모 자금 유출과 증시 폭락은 없었습니다.
오늘 코스피는 0.44% 오른 2,496.02로 장을 마쳤고, 코스닥은 1.57% 떨어진 871.62로 마감됐습니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오늘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외국인 자본 유출입은 내외금리차 이외의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며 “금리역전에 따른 급격한 자본 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의 약 85%는 국내경기 상황과 기업실적의 영향을 많이 받는 주식 자금인데, 최근 국내 정치·경제적 환경과 기업 실적이 모두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이 한꺼번에 등을 돌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나머지 15%인 채권자금도 주로 주요국 중앙은행이나 국부펀드 등 중장기 투자자들로 구성돼있는 만큼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도 자본 유출로 인한 증시 폭락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3월의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금리 역전은 이미 예상됐던 것이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도 급진적인 긴축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IBK투자증권은 “이미 시장에서 많이 예견됐던 부분이기 때문에 증시 조정 가능성은 낮다”며 “이번 FOMC가 장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신영증권도 “오히려 리스크 요인이 해소된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증시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KB증권은 “파월 의장이 아직 연준의 주도권을 잡았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의 불확실성은 높은 상태”라며 “미국의 통상정책 불확실성을 이겨낼 만큼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김성훈기자 bevoice@sedaily.com
[영상취재 김동욱 /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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