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이 정부와 손잡고 현재 재난문자를 받을 수 없는 2G폰 가입자의 LTE 전환에 적극 나선다. 휴대폰을 사실상 무료로 교체해주고 요금제도 기존 2G에만 적용할 수 있는 상품을 예외적으로 허용해준다.
SK텔레콤은 오는 27일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재난문자 수신이 불가능한 2G폰 고객 59만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휴대전화 교체를 지원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국민 안전 제고를 위한 정부 요청에 따른 것으로 필요에 따라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SK텔레콤은 재난문자 수신이 불가능한 2G폰 고객이 ‘갤럭시폴더2’ 등 LTE폰 6종 중 하나로 교체하면 추가 지원금을 지급하는 형태로 ‘실구매가 0원’에 살 수 있게 했다. 교체 가능한 LTE폰 6종은 폴더폰이나 피처폰과 기능 및 형태가 유사하며 이중 ‘LG X4’와 ‘갤럭시J2프로’는 4월 중순 이후 교체가 가능하다.
또 해당 고객이 ‘뉴실버’ 요금 등 2G 요금제 7종에 가입하는 것도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원칙적으로 2G 요금제는 2G폰 사용자만 이용할 수 있다. 해당 2G 요금제는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 데이터 차단 기능이 기본 적용된다. 데이터 사용을 원하는 고객은 데이터 차단 기능을 해제하거나 LTE 요금제에 가입하면 된다.
SK텔레콤은 ‘01X(011, 017 등) 발신 번호표시 서비스’도 신청 고객에게 3년간 무료 제공한다. LTE폰으로 바꾸면 휴대전화 앞 세자리도 ‘010’으로 바꿔야 해 본인은 물론 주위 사람이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휴대전화 교체 지원을 원하는 2G폰 고객은 가까운 T월드 매장을 방문하거나 ‘T월드 다이렉트’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SK텔레콤의 2G폰 가입자는 지난 1월 기준 138만 명이며 LG유플러스(032640) 93만 명 수준이다. KT는 지난 2012년 대법원 판결 등을 등에 업고 2G 서비스를 강제종료 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이통사가 오는 2021년 6월로 예정된 2G 서비스 종료를 앞당기기 위해 이번 정책을 내놓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G의 경우 주파수 및 통신망 관리 비용 때문에 이통사로서는 수익이 나지 않는 분야이며 정부 또한 내년 5G 상용화를 앞두고 추가적인 주파수 대역 확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01X’ 번호를 쓸 수 없다는 점에서 가입자들의 반발도 전망돼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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