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이비드 차움은 3일 “소비자들은 자기가 어디에서 어떤 물건을 사는지 공개되는 것을 꺼린다”며 “따라서 암호화 전자 거래는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차움은 이날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분산경제포럼 2018’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강조했다. 차움은 지난 1982년 국제암호학회를 설립하고 암호학과 금융을 접목해 ‘암호화폐(가상화폐)’의 기반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된다.
‘은닉서명(blind singnature)’ 개념을 처음 제시한 차움은 “은닉서명으로 은행은 누가 돈을 인출했는지 알 수 없고 가게는 어느 계좌의 돈을 지불받았는지 알 수 없게 된다”며 “암호학이 사람들의 사생활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화폐뿐 아니라 다른 것도 모두 공유·분산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어 극단적으로는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하도록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개개인이 어디에서 얼마의 돈을 보유하고 있든 더 많은 통제력을 갖고 그 가치를 누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 연사로 나선 금융암호학자 이언 그리그는 “블록체인 안에서는 서로 알지 못하고 신뢰가 없다”며 “한국의 계 모임처럼 작은 공동체를 구성하고 이를 위한 소규모의 블록체인을 만드는 방식으로 인증이 어렵다는 블록체인의 단점을 보완하고 익명성이라는 장점은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증기술에 대해서는 “현재는 국가, 회사, 자기 자신, 공동체가 신원을 말해줄 수 있다”며 “공동체의 경우 사회적 관계에서 반복적으로 여러 명이 입증하면 인증된다”고 말했다. 한 공동체에서 수많은 사람이 A라는 인물을 ‘앨리스’라고 부르면 그 인물이 앨리스라는 사실이 인증된다는 것이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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