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특수로 외국인 입국자 수가 늘었지만 여행수지 적자 탈출에는 실패했다. 경상수지는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로 흑자 규모가 축소됐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여행수지 적자는 14억1,000만달러로 전달 21억6,000만달러보다 감소했다. 지난해 9월(13억1,000만달러) 이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평창올림픽 영향으로 미국과 유럽 입국자가 전달보다 각각 10.3%, 20.5% 증가했고 중국인 입국자 수도 13.2% 증가했다. 반면 해외여행 대신 평창올림픽을 즐기려는 내국인이 늘면서 출국자 수는 전달보다 19.4%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출국자 수(223만1,000여명)가 입국자 수(125만2,000여명)보다 월등히 많아 적자 해소에는 역부족이었다. 여행수지 적자 감소로 2월 서비스수지 적자는 26억6,000만달러로 전달(44억9,000만달러)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 여행수지 적자는 확대됐다. 지난해 3월부터 본격화된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여파가 지속된 탓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인 입국자가 서서히 늘고 있지만 여전히 사드 보복 전인 지난해 2월(59만여명)과 비교해 60% 수준에 그쳐 지난해보다는 적자액이 늘었다”고 말했다.
경상수지는 40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72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전월(26억8,000만달러)보다는 흑자 규모가 확대됐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81억8,000)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한은은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와 기저효과가 맞물린 탓”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과 경상수지 전망 등을 고려하면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전년(5.1%)보다 낮아진 4%대로 전망된다. 여전히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GDP 대비 3% 초과)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경상수지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59억9,000만달러 흑자로 전년(102억2,000만달러)보다 40% 이상 줄었다. 영업일수 감소로 수출이 전년 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수입은 13.2% 늘었다. 다만 한은은 “조업일수 영향이 배제된 1~2월 수출을 보면 지난해보다 8.8% 늘었다”며 “기조적인 수출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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