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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에세이] '고도비만수술' 건보 적용 안착하려면

이주호 이대목동병원 외과 교수(고도비만수술센터장)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장





건강보험이란 국가의 관리 및 책임 아래 국민의 건강한 삶을 위협하는 사고·질병에 대해 국민 상호 간 비용과 위험을 분담해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회보장제도다. 보험 신규적용과 같은 정책은 국민이 낸 보험료와 세금, 건강증진부담금(담배부담금)을 쓰는 중요한 결정이다. 따라서 당위성·시급성·형평성 등을 심도 있게 고려하고 사회적 공감대 속에서 추진해야 한다.

고도비만 환자에 대한 수술적 치료에 왜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하는지는 명료하다. 고도비만은 심뇌혈관질환, 제2형 당뇨병, 각종 암 등 생명을 위협하는 무수히 많은 질병을 일으켜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생명을 단축시키는 심각한 질병이다. 효과적 치료법은 음식물의 섭취나 흡수를 제한하도록 장의 해부학적 구조를 변형시키는 수술뿐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고도비만수술은 성인의 경우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35(키 170㎝면 101㎏) 이상인 초고도비만, 30(〃 87㎏) 이상이면서 당뇨병 등 동반 질환이 조절되지 않는 고도비만 환자 중 건보 재정부담을 고려해 결정될 예정이다.

건강보험공단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도비만 환자는 2002∼2003년 2.6%에서 2012∼2013년 4.2%로 10년 동안 1.6배, 초고도비만 환자는 0.2%에서 0.5%로 2.6배 증가했다. 특히 우리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소아청소년과 20~30대 젊은층, 특히 저소득층의 고도비만 증가율은 더욱 가파르다. 이로 인한 국가 경쟁력의 손실과 사회경제적 비용도 막대하다.

최근 체중감량, 동반 질환의 치유, 삶의 질 향상, 비용효과, 생명연장 등을 위한 수술·비수술적 치료법에 대한 비교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고도비만 환자에 대한 수술의 유용성 논란은 거의 사라졌다.



2003년 처음 시행된 우리나라의 고도비만수술은 2008년부터 가파르게 증가하다가 2014년 한 유명 가수의 죽음과 함께 급감했다. 사망원인이 비만수술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었지만 비만수술을 받은 경력, 이와 연관성이 있는 수술 뒤 사망했다는 점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결과다. 하지만 ‘고도비만의 유일한 효과적 치료법은 수술’이라는 대명제에는 변함이 없다.

우리 사회에 던져진 첨예한 화두 중 하나가 안전성 확보를 위한 의료 시스템 구축이다. 고도비만수술의 효과와 안전성을 극대화하려면 학계의 노력과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시급하다. 우선 일련의 의료행위가 제도권으로 들어와 준비·관리돼야 한다. 고도비만수술의 건강보험 적용은 그 첫 단추를 끼우는 포괄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다행히 정부와 의료계는 ‘2014~2018년 건강보험 중기 보장성 강화계획’에 고도비만수술의 급여화를 명시했으며 우여곡절 끝에 올해 말 시행될 예정이다. 고도비만을 심각한 질병으로 인식하고 사회적 비용을 지불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다.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는 주무 학회로서 국민 건강을 위해 향후 100년을 바라보는 안목으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건강보험 정책이 수립되도록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일반 국민과 의료계, 언론에 대한 홍보·교육에 힘쓰는 동시에 진료의 질 관리를 통해 수술의 안전성·효율성을 높이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 정기 학술대회와 연수강좌 등을 통해 의료·수술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표준 진료지침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은 정부와 학회가 ‘다학제적 진료를 위한 의료기관·비만대사외과의사 인증제’를 도입함으로써 체계화할 수 있다. 이런 준비는 꼭 수술을 받아야 할 고도비만 환자가 안심하고 수술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 조성에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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