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개발, 유통업체들을 상대로 ‘모바일 게임 유통플랫폼 공정거래 실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는 조사에서 안드로이드 버전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면서 구글 플레이스토어 또는 국내 통신3사·네이버가 만든 원스토어 중 하나의 앱마켓에만 출시했던 게임의 종류를 물었다. 또 앱마켓 임직원 등으로부터 다른 앱마켓에는 등록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요청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대가나 불이익을 받았는지 등도 함께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표면적으로 구글의 시장지배력 남용을 조사한다고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구글의 불공정행위를 물은 것은 공정위가 일부 법 위반 정황을 일부 포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2위였던 엔씨소프트 ‘리니지M’과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은 애플의 앱스토어, 구글의 플레이스토어에는 출시됐지만 국내 통신 3사의 원스토어에는 출시되지 않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앱마켓 시장 점유율은 61.2%로 독과점 규제 대상이다. 애플 앱스토어는 21.7%, 원스토어는 13.5% 수준이다. 상위 1개사의 시장점유율이 50%가 넘고 상위 3개사가 75%를 넘어서면 공정위의 독과점 규제 대상이 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특정 사건과 관련된 사안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구글의 불공정행위를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정보통신(IT) 플랫폼 사업자들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구글과 애플 등 IT 플랫폼 사업자들이 독점적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법 위반 행위가 있는 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최근 공정위 사무처는 통신사에 광고비와 수리비용 등을 전가한 애플코리아에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국내 게임 업계는 이번 공정위의 조사에 대해 “중소형 게임 업체들은 구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반응과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이 높은 구글의 앱마켓을 활용했을 뿐”이라는 반응으로 엇갈린다.
/강광우·양사록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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