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차녀 조현민(35)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이 든 컵을 던지는 ‘갑질 행위’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목격자 조사를 진행했다.
15일 대한항공을 관할에 둔 서울 강서경찰서는 “조 전무가 광고회사와 회의했다는 당시에 현장에서 상황을 목격한 대한항공 직원 몇 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 전무는 지난 3월 16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A광고업체의 팀장 B씨가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소리를 지르면서 얼굴에 물을 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당시 회의에 참석한 10여명 중 먼저 연락이 닿은 대한항공 직원들부터 조사를 실시했다. 조 전무가 실제로 소리를 질렀는지, B씨 얼굴에 물을 뿌린 것인지 아니면 컵을 바닥에 던진 것인지 등에 관한 진술을 확보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다만 경찰은 “광고업체 쪽은 언론 관심이 집중되자 휴대전화를 끄는 등 접촉이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피해자 B씨와도 아직 접촉하지 못한 상태라고 알려졌다.
이번 사건의 경우 ‘물컵’을 던진 것과 관련해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서 폭행에 해당하는 행위를 저질렀을 때 적용되는 죄목인 특수폭행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 경찰이 현재까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해당 물컵은 유리컵이기 때문이다. 조 전무가 B씨에게 유리컵을 던져서 맞혔거나 B씨가 있는 방향으로 유리컵을 던졌을 경우에도 특수폭행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조 전무가 B씨에게 컵을 던지지는 않고 물만 뿌렸다면 폭행 혐의가 적용된다.
만약 조 전무에 폭행 혐의가 적용될 경우, B씨가 형사사건 처리를 원하지 않거나 대한항공과 합의하면 조 전무는 수사를 받지 않게 된다. 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 처벌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B씨를 향한 유형력 행사가 있었는지가 관건”이라면서 “우선 사실관계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조 전무가 고성을 지르며 폭언·욕설하는 녹음 음성이라며 추가로 보도된 의혹에 관해서는 “실제 조 전무의 음성인지 피해자가 누구인지 등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일단 기존 사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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