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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조현민 "두딸 사퇴" 밝혔지만 파문 진화에는 역부족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대국민 사과

"참담한 마음...모든 것이 제 잘못

전문경영인 도입·준법위 구성할 것"

화장실 방음벽설치 등 공분 더 커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최근 그룹과 일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조현민·조현아 두 딸을 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게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조현민 대한항공(003490)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에 물을 끼얹었다는 ‘물벼락 갑질’이 불거진 지 10여일 만이다. 두 딸의 사퇴와 사과문에도 외국인 신분 불법 등기임원 논란과 고가품 밀수 혐의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어 사태가 가라앉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조 회장은 22일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제 가족들과 관련된 문제로 국민 여러분과 대한항공 임직원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조현민 전무에 대해 대한항공 전무직을 포함해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하고,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도 사장직 등 현재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 회장은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제 여식이 일으킨 미숙한 행동에 대해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잘못이다.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또 “대한항공 임직원 여러분께도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직접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 여러분들께도 머리 숙여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조 회장은 전문경영인 도입 요구에 부응해 대한항공에 전문경영인 부회장직을 신설해 석태수 한진칼 대표를 보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룹 차원에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고 외부인사를 포함한 준법위원회를 구성해 유사 사태 재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의 사과는 갑질 논란에 꼬리를 물고 나오는 각종 의혹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초 사태가 터진 후 미국 국적인 조현민 전무가 외국인은 국적항공사의 등기임원이 될 수 없는데도 6년간 자회사 진에어의 등기임원을 지낸 것과 조 회장 일가가 상습적으로 해외에서 고가품을 관세청에 신고하지 않고 들여왔다는 등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경찰이 내사에 들어간 데 이어 관세청이 조 회장 자택과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 하는 등 파문은 갈수록 확산됐다. 하지만 이날 조 회장이 본사 집무실에 방음공사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태를 수습하기보다는 은폐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더 커진 상황이다.

조 회장의 사과도 사태를 진정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고가품 밀반입 등 각종 의혹들에 대해 관계기관 수사가 진행중이어서 대한항공 사태가 어디까지 번질 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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