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허그올인원은 브로앤팁스 소속인 최석훈(34) 씨의 꿈을 담아 탄생했다. 최 씨는 “입사 면접을 볼 때부터 좋은 아빠가 되고 싶었다”면서 “어린 아들이 아빠한테서 강한 향이 나는 걸 싫어하는 눈치였는데 여기서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상품 개발을 맡고 있는 홍성해(35) 씨는 “기존 남성용 제품에는 에탄올 성분이 더 많이 함유되는데 예민한 피부를 가진 사람한테는 자극이 된다”면서 “빅허그올인원은 아보카도, 마카다미아, 기름야자, 바보밥나무씨 등 천연유래성분을 사용해 아기에게도 자극이 없다”고 설명했다.
브로앤팁스의 창의적인 제품은 아모레퍼시픽의 지원을 받아 완성될 수 있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6년부터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린 스타트업’을 도입해 기존에 없었던 브랜드와 제품 개발을 돕고 있다. 브로앤팁스도 린 스타트업을 통해 탄생한 사내벤처다.
홍 씨는 “린 스타트업은 꽝 없는 로또”라며 “상품 개발에서부터 판매까지 세세하게 신경 쓰며 사업을 운영해보는 경험이 큰 자산이 된다”고 말했다. 린 스타트업 제도를 통해 2018년 3월 기준 3개 기수가 선발됐으며 기수 당 2팀씩 총 6팀 중 4팀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브로앤팁스는 밀레니얼 세대 남성 고객을 위한 다양한 뷰티 제품도 출시한다. 아이크림이 들어 있는 ‘올인원(네버드라이, 네버오일리)’, ‘핸썸톤업 크림’, ‘이태리타월 클렌징폼’ 등 한 번에 이해하기 쉬운 네이밍으로 남성 고객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
홍 씨는 “여성 화장품처럼 네이밍 됐다면 모이스쳐라이징, 퍼펙트라는 단어로 꾸며졌을 것”이라면서 “제품 설명을 굳이 안 해도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 브로앤팁스가 밀레니얼 세대와 소통하는 창구는 페이스북 메신저다. 20대 초반 남성들은 홍 씨와 최씨에게 ‘형’이라고 부르며 고민을 털어놓기도 한다. 브로앤팁스는 이들과의 대화를 토대로 올 6월 밀레니얼 남성을 위한 뷰티제품을 출시한다.
브로앤팁스를 비롯한 사내 스타트업이 주어진 2년 내 가능성을 확인받는다면 정식 브랜드로 론칭할 수 있다. 브로앤팁스는 “남성들이 정말 필요한 제품을 만들겠다”며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귀 기울여 합리적이면서 효과 있는 제품으로 빠르게 대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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