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익성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11일 “식습관의 서구화로 고지혈증·당뇨병 환자가 증가하면서 동맥경화에 따른 협심증·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심장동맥)질환이 늘어 건강검진 때 관상동맥CT조영술 검사를 받는 분들이 적지 않다”며 “하지만 흉통 등의 증상이 없다면 임상적 이득도 없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잘라 말했다.
관상동맥은 심장 근육층과 바깥막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으로 칼슘이 쌓여 굳어지면 협심증·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위험이 커진다.
조 교수가 미국 뉴욕프레스비터리안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 등과 공동으로 관상동맥석회화지수(CACS) 검사 및 관상동맥CT조영술을 함께 시행한 무증상 성인 1,226명(평균 58세)을 6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조 교수팀이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추적 기간에 관상동맥CT조영술을 통해 얻은 정보를 이용한 심장혈관 사망 예측의 정확도는 71~73%로 관상동맥석회화점수 모델(71%)과 차이가 없었다. 전통적 위험인자(연령·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흡연 여부 등)에 기반한 위험도 예측 모델의 정확도는 64% 수준이다.
관상동맥CT조영술은 혈관에 조영제를 주사한 뒤 관상동맥이 어느 정도 좁아져 있는지 CT를 촬영해 확인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조영제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 신장 독성이 있을 수 있다. 방사선 노출량도 관상동맥에 침착된 칼슘의 양을 측정해 관상동맥질환 위험도를 평가하는 관상동맥석회화지수 검사보다 많다. 검사비도 약 19만원으로 11만원쯤 하는 관상동맥석회화지수 검사보다 비싸다.
조 교수는 “증상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알고 싶으면 순환기내과 전문의로부터 상담·진찰을 받고 전통적 위험도 평가를 통해 심혈관계 위험도를 예측한 뒤 필요할 경우 관상동맥석회화점수 검사를 받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