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말 대비 0.4% 상승에 그쳤다. 코스피가 정체되고 있는 것은 외국인이 사지 않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지수가 상승한 4월에도 약 1조원을 순매도했고 5월 들어서도 지난 11일까지 6,140억원을 매도했다. 외국인의 매도가 지속된 것은 첫째, 5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3%선에 도달한 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위험회피성향이 높아졌고 둘째, 4월 한국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501억달러에 그친 후 수출 부진에 대한 우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먼저 금리부터 보자.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원들의 매파적인 성향도 강해졌다. 이는 최근 연준 위원들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상황과 맞물리며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기존 전망보다 공격적일 수 있는 우려가 강화된다. 그러나 향후 국제유가는 미국의 이란 핵협정 재승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6월22일) 등의 주요 이벤트를 지나면서 상승 탄력이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유가 상승에 기반한 금리의 급등세가 지속되기보다는 하반기에는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도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최근 달러가치의 상승 및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도 연준의 태도 변화 가능성을 억제할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제 수출을 보자. 4월 한국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지만 당사는 수출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월별 변동성이 큰 선박을 제외한 4월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5% 증가했다. 참고로 4월 선박 수출은 75% 감소한 18억달러에 그쳤다. 물론 선박 수출이 지속적으로 줄어든다면 앞으로도 한국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 선박 수출은 국제유가의 동향에 후행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유가가 상승하는 등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때 벌크와 컨테이너, 그리고 탱커와 같은 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 흐름은 향후 한국 선박의 수출에 긍정적인 신호이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3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8% 증가한 데 이어 4월 58.8% 증가하는 등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음을 감안할 때 대중 소비재 수출의 부진 흐름도 하반기에는 진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수급이 급격히 호전되기는 어려우나 수출의 추세적인 감소와 이에 따른 주식시장의 하락을 언급하기도 이른 시점이다. 남북경협주, 금융주, 중국관련주, IT주 등의 순환매를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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