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와중에 1958년 설립한 금성사(현 LG전자)는 이후 지금 LG그룹 CI를 확립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LG그룹이 럭키치약으로 대표되는 화학산업과 라디오와 선풍기·전화기 등을 생산한 전자산업을 중심으로 커왔기 때문에 이후 ‘금성’이라는 이름은 ‘럭키’라는 이름과 단독으로 또는 함께 불렸다. 재계 관계자는 “1960·70년대만 해도 대기업이 통일된 CI를 정립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LG그룹 역시 골드스타·럭키·럭키금성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고 설명했다.
1983년 LG그룹은 그룹 사명을 럭키에서 럭키금성으로 바꿨다. 그리고 1995년 다시 LG그룹으로 사명을 바꾸게 된다. 이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이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다. 당시에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럭키금성을 버리고 생소한 ‘LG’라는 이름으로 바꿀 필요가 있느냐는 반발도 많았다. 하지만 구 회장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해외에서도 쉽게 사용될 수 있는 이름이 필요하다며 사명변경을 밀어붙였다고 한다.
1995년 LG그룹으로의 사명 변경은 이후 계열에서 분리된 범LG 계열 기업의 사명에도 모두 영향을 줬다. GS그룹과 LS그룹·LIG그룹 등 대부분의 범LG 계열은 럭키금성에서 따온 ‘L’과 ‘G’가 포함된 영문 약자 사명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각 그룹이 설명하는 약자의 뜻은 다르고 내포하는 의미도 다르다. 오히려 사명에 맞춰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GS는 공식적으로 사명의 뜻을 밝히지 않고 있고 LS는 리딩솔루션(Leading Solution), LIG는 ‘리딩보험그룹(Leading Insurance Group)’이라는 의미로 설명하기도 한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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