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이란 이름이 6년 만에 사라진다. 정부의 보편 요금제 도입 추진 등으로 사업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알뜰폰 업계가 젊은 층이 좋아 할만한 새로운 명칭 공모를 통해 신규 활로를 찾는다.
22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다음 달중 알뜰폰의 새 명칭 공모에 나선다. 협회 관계자는 “알뜰폰이라는 이름에서 일부 이용자는 저렴하다는 이미지 외에 성능이 뒤 쳐진다는 느낌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브랜드를 중요시하는 젊은 층 공략을 위해 새롭고 미래지향적인 명칭 공모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협회 측은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알뜰폰 명칭 변경 의사를 통보한 상태다. 정부는 알뜰폰 관련 상표권이 민간에 있는 만큼 명칭 변경권 또한 협회 측에 있다는 입장으로 신규 명칭 선정 시 홍보를 적극 도울 계획이다. 알뜰폰은 SK텔레콤을 비롯한 이통 3사의 통신망을 빌려 쓰는 만큼 멤버십이나 로밍 서비스 등을 제외한 데이터나 통신 품질에서는 이통 3사와 차이가 없다.
이동통신재판매(MVNO)는 지난 2011년 서비스를 시작한 후 이듬해 국민 공모를 통해 알뜰폰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지만 기대 만큼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 80% 가량이 사용 중인 LTE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이통3사와 비교해 높지 않은데다 유통망이 기존 이통사들에 비해 빈약한 탓이다. 이 때문에 알뜰폰 사업자들은 비교적 낮은 망이용료를 내고 빌려올 수 있는 3G 기반의 요금제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으며 카드사와의 제휴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지금과 같은 3G 중심의 수익구조로는 알뜰폰 시장 성장을 도모하기 힘든 상황이다. 실제 지난 3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는 766만 명으로 전체 이통 가입자의 12% 가량을 차지하지만 전체 매출 비중은 4% 내외에 불과하다. 알뜰폰 업계는 이통 3사의 망 사용대가 인하를 압박하고 전파사용료 면제 기한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LTE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명칭 변경이 미래 수익원인 LTE 가입자 확보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입장이다. 한 알뜰폰 업체 고위 관계자는 “일부 젊은 층 사이에선 알뜰폰에 대해 ‘합리적 소비를 한다’는 것보다는 ‘돈이 없어 저렴한 통신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이미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가뜩이나 보편요금제 도입 등으로 알뜰폰 업계가 위기에 몰린 상황이어서 이번 명칭 변경은 나름의 승부수”라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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