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이 올해 하반기 우리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5.4%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초호황세를 구가하는 반도체의 증가율이 기저효과 탓에 3분의1 토막 나긴 하지만 이를 제외한 주력산업의 고른 성장세에 힘입어 공고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란 게 산업연의 분석이다.
25일 산업연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년 하반기 경제·산업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원은 현 경기가 비교적 완만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우선 그동안 성장세를 뒷받침했던 건설투자가 하반기 내림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주택경기 회복에 힘입어 2017년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했던 건설투자가 올해 상반기 1.7%로 줄고, 하반기에는 2.5% 감소할 것이라는 게 산업연의 분석이다. 지난해 14.6%에 달했던 설비투자 증가율도 하반기 1.7%로 내려앉으면서 연평균 3.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 민간소비가 3%대의 견조한 증가율을 유지하면서 투자 감소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고 있다. 상반기 3.2%였던 민간소비 증가율은 하반기에도 2.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수출도 견고한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올해 성장률도 3.0%를 기록할 것이라는 게 산업연의 분석이다. 올해 수출은 전년 대비 6% 증가 돌파한 6,072억달러로, 사상 최초로 6,000억달러의 벽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은 특히 초호황세를 구가하고 있는 반도체와 극심한 침체에 빠져있는 조선을 제외한 주력 산업에서 수출이 늘 것으로 봤다.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던 반도체·조선 제외 주력산업 수출은 하반기 5.5%로 증가 폭을 키울 것으로 분석됐다. 완성차 브랜드의 해외 판매분 재고 누적 문제가 대부분 해소된 만큼 수출 증가율이 오름세로 전환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수요가 확대되면서 침체에 빠져있단 디스플레이 수출도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금까지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던 반도체는 상반기 42.5%에 달했던 오름세가 15.9%로 급감할 수 있다. 민성환 산업연 동향분석실장은 “지난해 하반기 워낙에 반도체 수출이 좋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라며 “두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성적을 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원은 중국발 공급과잉과 보호무역주의 기조 등으로 인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국내에선 최저임금 인상과 민간소비의 회복세 지속 여부가 제조업 성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