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분쟁에 대한 우려로 장중 한때 코스피 2,300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5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반등의 기미를 찾으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코스피는 오전 한때 2,296.39까지 하락한 끝에 소폭 반등하며 전일보다 0.51% 오른 2,326.13에 장을 마감했다. 심리적 지지선인 2,3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해 5월22일(2,292.95) 이후 13개월 만에 처음이다. 오전장에서 외국인투자가와 기관투자가가 각각 900억원 이상 순매도하면서 하락 폭이 커졌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투자가들이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의 순매수 금액은 1,665억원으로 지난 1일(2,408억원) 이후 최대치다. 선물시장도 외국인의 변덕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6월 들어 현물과 선물 모두 매도세를 보이며 시장에서 자금을 빼고 있다. 기관이 선물시장에서 매수세를 펼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증시의 발목을 잡아 온 중미 무역분쟁, 환율변동 등의 진행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7월6일 중미 무역분쟁의 첫 관세 부과가 예정대로 진행될지 등도 관건이다.
이 가운데 미국과의 무역분쟁 당사국인 중국이 다소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면서 시장의 기대가 조금이나마 되살아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2021년까지 금융업의 외국인 투자 비율 제한을 완전히 없애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안을 28일 밤에 발표했다. 이로 인해 28일 1,124원까지 오르며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1,114.5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2,308선으로 봤고 이 선 아래에서는 저점 매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이 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에 나서는 등의 움직임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증시가 바닥을 찍었다고 볼 수는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확연한 반등세가 나타날지는 누구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역분쟁의 불씨가 살아있을뿐더러 주요국의 유동성 축소, 기업 실적 등 변수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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