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록 만민중앙성결교회 목사 측이 법정에서 피해자들을 간음이나 추행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9일 이 목사 측 변호인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정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상습준강간 등 혐의 사건 2회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의 건강 상태로는 공소사실에 기재된 범죄를 저지를 수 없다”며 피고인의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2010년께부터 건강이 악화해 2011년에는 서 있는 것도 불편해지고 기억력이 심하게 저하되기 시작했다”며 검찰이 주장하는 범죄 장소에서 피해자 중 누구와도 단둘이 있던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목사는 수년에 걸쳐 만민중앙교회 여신도 7명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과 검찰은 그가 신도 수 13만 명의 대형 교회 지도자로서 지위나 권력, 피해자들의 신앙심 등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항거불능 상태로 만들어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봤다. 그러나 변호인은 “피해자들이 심리적으로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는 것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며 법리적으로도 범죄혐의는 허구라고 항변했다.
변호인은 또 “피해자들은 어려서부터 만민중앙성결교회에 다니기는 했으나 모두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이르는 일반 교육과정을 마친 20세 이상의 여성”이라며 강요와 신앙에 의한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마치 폐쇄된 공동체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유사종교집단과 비슷한 정신상태에 있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변호인은 이 목사가 신도들에게 ‘성령님’이라 불리는 절대적 존재였다는 데 대해서도 “성령이라 지칭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호인은 상습성에 대한 검찰의 주장도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장유정인턴기자 wkd132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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