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들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13일 “최저임금 인상률과 상관없이 인상안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일단, 인상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고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사용자와 근로자 간 자율합의 동참 사업장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 결정을 수용하지 않아 스스로 범법자가 되더라도 일부 영세 자영업자는 생존이 어려운 만큼 노사 자율합의 동참 사업장에 노무, 법무 등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전국 편의점가맹점주들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면 공동휴업 등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그동안 급격한 인건비 상승으로 지급능력이 한계에 도달해 폐업 위기에 놓였다고 호소해왔다. 최저임금위원회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는 현재 683만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25%에 해당한다. 소상공인은 우리나라 기업의 85.6%, 고용의 36.2%를 각각 차지한다.
그러나 소상공인 영업이익은 209만원으로 근로자 평균급여 329만원보다 적다. 올해 1분기 자영업자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2.3% 감소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인상으로 소상공인은 1인과 가족경영으로 전환(46.9%), 인원 감축(30.2%), 근로시간 단축(24.2%) 등을 해왔다”며 “최저임금 고울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은 소상공인의 경영 악화와 고용기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소상공인 등 경영계는 10일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그동안 요구해온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방안이 부결된 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소상공인들은 업종과 구분 없이 5인 미만 사업장에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하는 차등화를 요구했다.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차등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연합회 측은 소상공인 측 권순종·오세희 부회장이 더는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에 불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명 외에 나머지 경영계 측 사용자위원 7명도 전원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중소기업 경영자총협회 측 위원들은 이날 전개되는 상황에 따라 입장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최저임금위는 이날 전원회의부터 노·사 양측의 내년도 최저임금 수정안을 받아 격차를 좁혀나갈 예정이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1만790원을, 경영계는 7,530원(동결)을 제시한 상태다./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