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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주력업종 정밀진단 <끝>전문가 좌담] "경영자가 관료로...고도성장 이끌었던 기업가정신 회복을"

리스크 회피하는 경향 강해져

과감한 투자 경쟁력 강화 필요

“주력기업의 경영자들이 관료가 돼버렸습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보고라인을 타고 올라가는 사이에 빛을 잃어버립니다.”

19일 서울경제신문 회의실에 모인 산업 전문가들은 기업가 정신을 잊은 경영자들이 산업 부실을 자초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은 본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하는 존재”라며 “외환위기의 트라우마 탓인지 경영자들이 리스크를 안 짊어지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짚었다. 이어 “경영자들이 수조원을 들여 부동산을 사거나 주주를 달래기 위해 배당률을 높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기업가 정신을 완전히 망각한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경쟁국가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기업가 정신을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승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은 “시장이 큰 중국은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기 때문에 범용제품에서는 우리가 뒤질 수밖에 없다”며 “과감한 투자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결국 중국에 잠식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성장실장은 “큰 내수시장은 중국에 기회이자 독”이라며 “품질이 떨어지더라도 시장에서 자국 제품을 사주니 현실에 안주할 수 있다”고 했다. 문 실장은 “‘배수의 진’을 치고 성장해온 우리는 분명 다르다”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보인 과감한 투자 행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은 “반도체 라인 하나 까는 데 조 단위의 투자가 들어가는데 중국 빼고는 이 정도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고 했다. 유 실장은 “우리는 선제적으로 투자를 진행한 만큼 기업가 정신을 되살려 적시에 투자만 이어간다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투자를 꺼리는 경영자들에게 작지만 유망한 스타트업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 센터장은 “2000년대 초 1차 벤처 붐 당시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네이버나 셀트리온이 이제는 시가총액 기준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기업으로 컸다”며 “성장판이 닫힌 주력산업들이 작지만 기술을 가진 기업들과 접촉면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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