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 출범 이후 반기 최대 실적을 달성한 농협금융지주가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등 신성장동력 마련에 나선다.
26일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은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중앙본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질적 성장에 초점을 두고 신성장동력을 확충하겠다”면서 “보험·카드·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겠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지난 2012년 지주 출범 이후 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8,2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2% 올랐다. 농업인 지원을 위해 분담한 지원금 1,929억원을 제외하면 9,650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한다. 2016년 STX조선 등 조선·해운사 구조조정과 부실채권정리(빅배스)로 2,01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상반기 5,1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의 호실적은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이 이끌었다. 농협은행이 전년 동기 대비 86% 늘어난 6,684억원을 달성했으며 NH투자증권은 2,449억원을 달성했다. 농협금융은 두 자회사에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농협생명·농협손보 등 보험사는 보장성 보험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농협캐피탈과 NH저축은행은 양적 성장에서 탈피해 자산구조를 건전화하는 질적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은 아울러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 공소그룹, 미얀마의 HTOO그룹, 베트남의 아그리뱅크 등 우량 파트너사와 사업을 연계하는 한편 합작이나 인수합병(M&A)도 추진한다. 김 회장은 “농협금융의 글로벌 사업은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늦었다”면서 “범농협 특수성을 활용해 농업과 연계된 특화모델을 개발해 타 금융사가 진출하지 못한 영역을 개척하겠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경쟁력도 강화한다. 농협금융은 이를 위해 2,200만명의 고객 정보에 기반한 통합 빅데이터 플랫폼 ‘NH빅스퀘어’를 구축했으며 핀테크 기업 등 외부 플랫폼과의 제휴를 확대해 새로운 디지털 사업도 발굴할 계획이다.
한편 김 회장은 자금세탁 방지 문제와 관련해 “PwC에 용역을 줘서 뉴욕지점의 자금세탁 방지 시스템 구축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며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건의를 받으면 해외 지점뿐 아니라 농협은행 전체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농협은행 뉴욕지점은 자금세탁 방지 시스템 미비를 이유로 1,100만달러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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